나의 계절은 어디쯤 와 있을까
길을 걷다 바닥에 떨어진 낙엽을 보면서
문득 나의 계절을 생각하게 된다.
거리의 나무들이 하나 둘 나뭇잎을
떨구고 있다.
가을이 저물어가고 있다.
쓸쓸한 가을 풍경은 나의 인생을
얘기하고 있는 듯하다.
나의 운명은 아마도 가을 언저리
어딘가쯤 되려나?
아무도 모른다. 나의 계절을.
나의 계절은 어쩌면 이미 겨울이 와
있을지도 모른다.
분명한 것은 파릇파릇한 봄도,
뜨겁게 내리쬐는 햇살을 받고 있는
여름도 아니라는 것이다.
나의 계절은 내가 원하지 않아도
친절하게 나를 찾아와 지켜보고 있다.
같은 해에 태어난 동갑내기 친구들의
계절도 다 다를 수 있다.
가슴에 손수건 달고 학교에 다녔던 친구들
중에는 봄만 누리고 앞서 간 사람도 있다.
어떤 이의 계절은 사계절이 길고
덤으로 얻은 꽃샘추위까지도 가질 수 있다.
누군가의 계절을 돈 주고 살 수도 없다.
마음에 안 든다고 바꿀 수도 없다.
나의 계절은 나를 향해 와 있지만,
그 계절이 남의 계절인 양 낯설기만 하다.
저만치 앞서가는 나의 계절을
느긋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만은 없다.
나의 계절을 충분히 즐기려고 한다.
가을이 곧 떠나갈 채비를 하고 서두르고 있다.
나의 계절은 아니라는 듯
무심하게 바라보고 서 있는 뒷모습이
가을바람에 흔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