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 보아야 예쁜 봄까치꽃
낙엽이 다 떨어진 텅빈 겨울산은 여유로움,
공간의 미가 돋보인다. 꽁꽁 얼어붙은 산길은
발걸음이 한 걸음 한 걸음 조심스럽게 움직인다.
산중턱에 눈꽃처럼 피어난 서릿발이 보인다.
뾰족하게 날이 선 얼음기둥이 마치 풀숲에 묻힌
여린 풀꽃을 보는 것처럼 조심스럽다.
겨울 눈에 묻혀 보이지 않은 서릿발을 보면서
봄에 조용히 피어나는 여린 풀꽃을 보며 느꼈던
봄날 벚꽃 축제가 떠올랐다.
벚꽃축제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드림파크
야생화 단지로 가고 있었다.
거의 도착할 즈음 축제가 일주일 후로
연기되었다는 현수막이 보인다.
주변에 벚꽃이 이제 겨우 하나둘씩 피고 있는
중이라서, 벚꽃 축제가 조금 무리일 수
있겠다는 생각은 들었었다.
벚꽃은 이제서야 물을 머금고 하나 둘씩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비록 활짝 핀 벚꽃은 볼 수 없어서 아쉽지만,
공원 곳곳에서 봄을 알리는 꽃들을 보는
즐거움으로 대신하기로 했다.
테마별로 색다르게 조성된 공원 길은
편하게 걸을 수 있어서 좋다.
화려하게 핀 꽃들은 사람들의 시선을 붙잡아
두기에 손색이 없을 정도로 올망졸망 예쁘다.
꽃을 쫓아 너도나도 인증하며 흔적을 남기려는
사람들의 행렬이 왁자지껄 웃음꽃이 함께 피어난다.
여기저기 둘러보며 한참을 걷고 있는데 덤불 속에서
반짝이며 모여있는 작은 풀꽃들이 발길을 붙잡는다.
작고 여린 풀꽃은 그냥 무심코 지나쳐버리기 십상이다.
알록달록 단장한 화려한 꽃들에게 치여 관심을
가져주는 이 하나 없어도, 벚꽃보다 앞서서
있는 힘을 다해 꽃망울을 터트리며 봄을 알리고 있었다.
작고 여린 풀꽃은 혼자서는 안 보일까 봐 여럿이
옹기종기 모여 별빛처럼 반짝이며 웃고 있다.
꽃명이 봄까치꽃, 꽃말은 '기쁜 소식'을 담고
있는 것처럼 우리에게 기쁜 봄 소식을 알려 준다.
비록 작고 여린 풀꽃이지만 가장 먼저 봄소식을
알려주는 소중한 봄꽃이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나태주 시인의 풀꽃 싯구절처럼
자세히 들어다 봐야 예쁘고,
오래 봐야 사랑스러운 풀꽃이다.
언땅을 헤치고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풀꽃을
기다리는 마음은 벌써 저만치 마중 나간
봄처녀가 되어 앞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