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전세 가격 하락이 무서운 이유
부동산 가격 하락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수도권 브랜드 아파트 미분양 이슈가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분양 경쟁률이 높은 단지였지만 주변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면서 절반 이상이 계약을 포기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서울의 5,000세대 이상의 대규모 단지에서 고점 대비 40% 하락한 거래가 나오기 시작했다. 시장이 빠르게 냉각기를 맞았다.
주식 시장은 올해 상반기부터 급격히 하락했다. 전쟁과 공급망 문제로 인플레이션이 생겼고, 기준금리가 단기간에 빠르게 올랐기 때문이다. 주식 시장이 조정을 겪을 때 연 착륙이 어려운 것은 ‘반대매매’가 속출하기 때문이다. 주식을 담보로 빌려서 투자할 경우 상승기에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지만, 하락기에는 담보 주식이 강제로 처분되는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된다.
아파트의 경우 전세와 매매 차이 금액을 투자하는 ‘갭 투자’가 많다. 예를 들어 10억 원이 넘는 아파트에 전세가 가격이 6억 원이라면 4억 원에 구매가 가능하다. 자기 자본을 적게 들여서 투자가 가능해서 다주택자들이 활용하는 방식이다. 상승기에 전세 가격이 오르면 추가로 받은 보증금으로 다시 갭 투자를 하게 된다. 그렇게 부동산을 전세 레버리지로 투자를 한 사람들이 많아졌다.
하지만 최근에 금리가 오르면서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기 시작했다. 전세 가격이 하락하면서 무리하게 갭 투자를 한 사람들이 문제가 생겼다. 올려서 받았던 보증금을 다시 돌려줘야 하는데 투자를 한 것이다. 그렇게 2개 이상 아파트에 투자하면 전세금을 양쪽에 돌려줘야 하기 때문에 아파트를 급하게 매도해야 한다. 시장에서는 높았던 전세 계약의 만기가 돌아오는 2023년 하반기를 위기로 보고 있다.
작년에만 하더라도 주택 담보대출 금리가 3%를 넘지 않았다. 이제는 6%를 넘기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 다주택자들이 급매로 아파트를 시장에 던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부도 이런 분위기를 파악하고 시장 친화적인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당분간 기준 금리를 낮추기는 힘들다. 내년에 급매물들이 시장이 쏟아지고 거래가 활발한 시점이 바닥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