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화가 너무 빨리 되긴 하였지
부모와 자식 간에, 할아비와 손주 간에 간극이 무디어지고 사라질 시간도 주지 않고
할아비는 왕을 모시었고, 아비는 왕과 시민 사이의 누구인가를,
그리고 손주는 이제 법질서와 양심만을 모시는 시민이 되려 한다.
너무도 가혹하게 빠르고, 우리만의 의지도 아니었던 근대화는,
세대 간의 간극을 깊게 파며,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골을 만들었다.
하지만 어찌할 것인가.
이미 세월은 우리의 차이 따윈 돌보지 않고 변해버려, 새로운 세상의 문은 이미 활짝 열렸다.
세월은 남는 자를 개의치 않고 그저 빠르게 문 너머로 흐를 것인데
이 문 밖의 풍경들은, 눈을 새파랗게 뜨고 흐르는 세상에 함께 오른 자들만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