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 테라피
비폭력대화에 한 동안 심취해서 열심히 대화하는 법을 배우고 있는 우리 부부에게
선생님은 이번엔 말 대신 몸으로 표현하는 것을 배우는 기회를 주신다.
철원의 한 휴양림으로 어린이집 학부모 모두가 춤을 추러 떠나자는 것이다.
내 몸이 나에게 말하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가?
또 내가 원하는 것을 말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표현해 본 적이 있는가?
적어도 나는 말을 배우고 난 이후로는 말로만 표현할 줄 알았지 몸으로 표현한 적은 없다.
그러다 보니 내 오감이 말하는 것을 듣고 이해하려는 노력은 없었으며
자연스레 춤이라는 것은 노래방에서 술에 취해 추는 것이 전부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평생 춤을 춰본 기억이라곤 아주 어렸을 때의 어렴풋한 기억뿐,
대학시절 호기심으로 클럽에 가서 어색하게 흔들어보았던 기억이 전부인 우리에겐
너무도 생소하였고 일면 겁도 났다.
우리에게 춤 테라피의 마법을 보여주실 선생님은
동양적 사고와 세계관을 바탕으로 인간의 내적 성찰과 인간관계, 사회주의적인 주제를
예민한 감성과 뼈아픈 유머감각으로 표현하는 최경실 선생님었다.
“Dancing with Karma”라는 주제로 모인 어린이집 학부모들...
그 어색한 틈바구니 속에서 선생님은
“모든 사람은 이미 무용수다. 우리는 춤의 재료인 몸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라는 말로
어색함을 깨뜨려주셨다.
습관의 반복이 삶을 만드는데
이를 몸과 우주, 운명이 하나로 교차하는 춤을 통해
삶 속에 어긋남과 기울어짐, 울퉁불퉁함, 흔들림, 어지러움과 같은 위대한 결합을
살아있는 몸으로 표현하자는 것이 Karma라고 표현했다.
그 시작은 내 이름을 춤으로 표현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이후에는 아내에게 하고 싶은 말이나 느낌을 서로 춤으로 표현하며 이해해보는 것,
그리고 아내와의 스킨십을 통해 나의 오감으로 느끼는 감각을 되살려보는 것이었다.
내가 몸으로 느끼고 표현한 것을 다시 글로 표현하는 것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아내와 몸으로 교감하고 대화하며 느끼는 내 몸의 감각은
새로운 세계에 대한 어린아이와 같은 신기함을 느낀다는 것이다.
당시에는 몰랐었다.
어린이집 원장 선생님이 학부모를 데리고 왜 이런 프로그램을 하는 것인지...
시간이 지나고,
우리 부부가 서로에 대한 표현을 더욱 잘하게 되고,
서로를 더욱더 잘 이해하게 되면서 깨달았다.
이 또한 부부상담의 일환이었구나.
부부의 관계가 개선되니 아이들이 점점 더 편안해지는구나...
생각 이전에 몸이 요구하는 것과 몸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깨달으면서
이것을 상대방에게 표현해보고 느껴봄으로써 상대에 대한 더욱 깊은 이해를 하는 그런 방법.
그리고 말로서 다 표현하지 못하는 내 안에 내재되어 있는 불만과 스트레스를
몸을 통해서 날려 보낼 수 있는 그런 방법을 배웠다.
우리는 어른으로 커가면서 몸이 요구하는 것을 몸으로 표현하고 요구하는 것에 매우 서투르다.
늘 정제된 언어나 글로서 표현하는 것이 고상한 것이라는 강박과,
몸으로 표현하는 것은 예술행위에서나 볼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짙다.
그러나 사실 그렇지 않다.
내 몸이 원하는 것을 몸으로 표현하고 느끼는 것.
그것이 어른으로 성장하여서도 지속적으로 나를 자유롭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