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칭찬과 스포일
정원이가 배가 무지 부른 지 밥 먹는 속도가 느리다. 그런데 갑자기 밥을 이만큼 들더니 입안 한가득 넣는다. 그리곤 보란 듯이 부모의 눈을 쳐다본다.
무언가 대답을 기다리는 눈치다. “우와~ 우리 정원이 정말 씩씩하게 밥 잘 먹네^^” 하며 환하게 웃으며 칭찬해준다.
밥을 다 먹은 정원이가 머리핀을 꼽고 나온다. 이를 본 부모는 또다시 “우와~ 우리 정원이 스스로 핀도 꽂고 나왔네!! 잘했다. 정말 이쁘네~”
어릴 때부터 정원일 지켜봐 왔던 스꼴라 샘은 정원이에게 “못난아~” 한다. 그럼 정원이는 무지 싫어한다. 왜 못난이라고 하냐면서...
“자존감이 높으면 ‘못난아~’ 해도 “네~”하고 쓱 웃으며 대답하는데, 자존감이 낮으면 못난이란 말을 못 받아들여요. 칭찬만 받고 자란 정원이는 그 말을 유난히 못 견디죠. 남들이 “못난아~”라고 했을 때 정원이가 울면 부모가 안절부절못하며 정원이를 위로해주죠? 아이가 자존감이 낮아서 그런 거 기 때문에 부모가 덤덤하게 받아들이고 “나도 못났어. 그래도 괜찮아~”라고 말해줄 필요가 있어요”
거북이 :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다지만... 너무 과도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칭찬이란 단편적 스킬을 모든 상황에 적용하는 것은 옳지 않은 것 같아요. 사람도, 환경도, 칭찬 의대상도 그때그때 다른데... 일괄적으로 맹목적인 칭찬이 답이 아니지 않을까요? 정원이가 뭐 하나를 할 때마다 엄마 아빠에게 보여주면서 칭찬받으려는 심리가 empty inside의 관점이었나... 하는 걱정이 들어요. 정원이가 지금 외모에 무척 신경을 쓰는 게 우리가 평소에 이쁘다는 말을 많이 해서 인가... 하는 생각도 들고...
달팽이 : 결과보다는 과정에 대해 칭찬을 하는 건 우리가 잘하고 있지만, 여전히 결과에 대해 칭찬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아이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과 자존감을 높여주는 것의 차이를 분명히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드네요. 막연히 내 아이에게 예쁘다 라고 말하면 자신감을 북돋워 준다고 생각했는데... 자라면서 아이가 외모로 사람을 평가하는 모습을 보니 우리의 과도한 칭찬이 아이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줬다는 생각이 드네요.
거북이 : 우리가 지후를 칭찬하면, 옆에서 정원이가 지후를 함께 칭찬해 주기보다 “엄마 이거 봐봐!” 그러잖아요... 우리가 계속 지후한테 관심을 쏟고 있으면 괜히 짜증내고... 그것도 부모의 사랑을 빼앗긴다는 심리랑 맞물려 계속 칭찬을 받고 싶어 하는 행동으로 나타나는 것 같아요. 본인이 충족되지 못하면 죽기 살기로 매달리면서 좌절을 이겨나가는 힘이 약해지는 것 아닐까요... 그동안 칭찬을 하면서 한 번도 그렇게 생각해 보진 않았는데 이제부터라도 칭찬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을 해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