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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니 Jul 05. 2020

025. 안나의 마법 기계

25. Anna's Magic Machine

25. 안나의 마법 기계와 인터넷


솔박카에는 컴퓨터가 없었고 인터넷도 없었다. 자원봉사자들이 인터넷을 사용하기 원하면 안나에게 부탁을 했다. 안나는 시간을 정해서 식당에 모이라고 했다. 자원봉사자들은 시간에 맞추어 자신의 전화기를 가지고 식당으로 모였다. 그러면 안나는 마법 기계를 작동시킨다. 그러면 솔박카에서도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 안나가 한 것은 자신의 전화기에서 핫스폿을 켰을 뿐이지만, 자원봉사자들은 그것을 인터넷이 되게 하는 마법 기계라고 불렀다. 자원봉사자들은 주로 이메일만 확인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숲 속이라 무선 통신 신호도 잘 안 잡혔기 때문에 인터넷의 속도를 기대하기도 어려웠다. 

한 번은 루크가 유튜브에 접속했다.

"내가 재미있는 거 보여줄게."

루크가 유튜브로 보여준 것은 예반 폴카였다. 

"이건 핀란드의 민속음악이야."

"가사가 무척 웃기게 들리는데."

라몬이 말했다.

"음악은 핀란드 민속음악인데 로이투마가 최근에 가사를 붙인 거야."

멀리 서있던 안나가 끼어들었다.

"무슨 뜻이에요?"

"말장난을 한 거라서 특별한 의미는 없어."

"이 노래는 꼭 알아야겠어. 제목이 뭐지?"

"예반 폴카라고해. 어떤 사람은 레반이라고 하는데 대문자 "I"를 소문자 "L"로 잘못 읽어서 그런 거야. 예반이란 러시아의 이반과 같은 이름이야. 예반 폴카는 예반의 포크송이란 뜻이지."

안나가 자세히 설명을 해주었다. 

나중에 솔박카를 떠나서 인터넷에 접속해서 예반 폴카를 찾아보았다. 일본의 보컬로이드 하츠네 미쿠가 불러서 유명해진 노래였다. 일명 "파 돌리기 송"으로 알려져 있었다. 


가끔씩 찰리가 회사에서 사용하는 컴퓨터를 가지고 올 때가 있었다. 작업용으로 가지고 오는 것이라 딱히 자원봉사자들이 사용할 기회는 없었지만 찰리가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을 때 잠깐잠깐 이메일을 확인하기도 했다.

"솔박카에도 웹사이트가 필요해."

찰리가 말했다.

"저는 웹사이트 디자이너로 일 한 적이 있어요. 제가 도와드릴 수 있어요."

라몬이 말했다. 

"아 그래? 솔박카에서 이 근처에 사는 전문가들을 모아서 시너지 효과를 얻으려고 하는데, 웹사이트가 있으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아."

그렇게 찰리과 라몬이 웹사이트에 관련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그리고 찰리는 곧 도메인 이름을 사고 라몬은 무료 서버를 이용해서 웹사이트를 만들었다. 

몇 시간이 지난 후 라몬이 나에게 웹사이트를 보여주었다. 

"어떻게 생각해?"

"역시 전문가는 다르네. 아주 멋진데."

대화를 나누는 도중 찰리가 왔고, 곧이어 솔박카의 다른 사람들도 모여들었다.

라몬은 웹사이트를 설명했다.

"사진이 더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사진은 사람들의 시선을 잡는데 도움이 되거든요."

라몬의 간략한 설명이 끝나자 마리나가 라몬에게 부탁을 했다.

"혹시 기회가 된다면 내 웹사이트도 만들어 주면 좋겠는데."

"어떤 웹사이트요?"

"내가 하는 사업 웹사이트."

"무슨 일을 하시죠?"

"탄트라 마사지."

"탄트라 마사지요? 그게 뭐죠? 보통 마사지하고는 다른가요?"

그러자 페트라가 끼어들었다. 

"그런 라몬에게 직접 마사지를 해 주면서 가르쳐 주면 좋겠네."

"맞아. 맞아. 그렇게 하면 되겠네."

그러자 솔박카의 모든 사람들이 박장대소를 하면서 웃었고, 라몬과 나는 어리둥절했다. 마리나는 그저 미소만 짓고 있었다. 


라몬과 나는 유르트로 돌아와서 방금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다.

"탄트라 마사지가 도대체 뭘까?"

라몬이 나에게 질문했다.

"글쎄 나도 잘 모르겠는데. 탄트라가 인도의 영적인 것을 의미하니까 탄트라 마사지도 뭔가 영적인 체험 같은 거 아닐까?"

"너도 아까 그 사람들 웃는 거 보았잖아. 뭔가 다른 의미가 있는 것 같아."

"어떤 거?"

"음. 나도 잘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연소자 관람불가 같은 것 같아."

"인터넷이 있으면 검색을 하면 좋은데."

그렇게 나는 솔박카를 떠날 때까지 탄트라 마사지가 무엇인지 알아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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