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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건빵 Jan 04. 2016

학교를 벗어나면 호랑이 기운이 샘솟는다(예행연습 1)

낙동강-한강 자전거 여행 4 - 15.9.4(금)

▲ 단재학교⇒양화대교⇒단재학교



10월 4일부터 10일까지 자전거를 타고 단재학교에서 부산까지 가기로 결정이 되면서 매주 금요일마다 자전거를 타기로 했다. 

인원은 김민석, 이재익, 오현세, 이태기, 양준영 이렇게 5명이다. 준영이는 아직 단재학교 체험 기간이지만, 그래도 자전거 타기를 즐기니 별 거부감 없이 함께 할 수 있었다. 이렇게 여러 학생이 맞춰서 가는 건 처음이기에 어떨지 긴장이 되긴 했다. 못 갈까봐 걱정을 했다기보다 많은 인원이 이동하는 것이기에 자칫 잘못하면 사고가 날 수도 있기에 걱정이 되었다는 뜻이다. 그래서 떠나기 전에 단단히 주의를 줬다. 꼭 순서를 맞춰 달리고, 앞 사람이 늦게 간다고 비난하거나 앞서려 해선 안 된다고 말이다.     




Keep your place, Keep your position. 

    

순서는 ‘오현세-김민석-이태기-양준영-이재익’으로 결정되었다. 나머지 아이들이야 걱정이 안 되었지만, 현세의 체력이 아무래도 걱정이 되었기에 선두에 세웠다. 저번 8월의 경험으로 보자면 자전거를 잘 못 타거나 하는 건 아니지만, 체력이 좋지 않다 보니 초반엔 잘 따라오나 후반엔 많이 뒤처진다. 그래서 이번엔 떠나기 전부터 “페이스 조절을 충분히 하면서 달려야 오늘 완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늘은 ‘단재학교→가양대교→단재학교’로 돌아오는 코스를 달린다. 그렇게 달리면 60km 정도 되는 거리인데, 처음부터 긴 거리를 잡은 이유는 ‘꼭 거기까지 가야 한다’기보다 ‘얼마만큼 달릴 수 있는가’를 보기 위해서였다. 무리일지, 아니면 할 만한 정도인지 가늠하기 위해서 그렇게 잡은 것이다. 쉬는 곳은 ‘동호대교, 한강대교, 가양대교, 한강대교, 잠실대교’로 잡았다. 그 때까지는 최선을 다해서 달리자는 느낌으로 말이다.                



▲ 단재학교에서 잠실철교까지 왔다. 이제 본격적으로 출발한다.




Laugh, and the world laughs with you; weep, and you weep alone.   

  

막상 달려보니 아이들은 역시나 잘 달리더라. 힘이 넘쳐흐른다고나 할까. 오히려 자칫 잘못하면 내가 뒤처질 정도로 맹렬하게 잘 달렸다. 준영인 라디오까지 틀어놓고 흥을 돋워줬고 태기는 넘치는 에너지를 뽐내며 주위의 형들을 어떻게든 골려주기 위해 소리를 질러댔다. 그에 뒤질세라 재익이도 태기의 도발에 부처처럼 가만히 있지 않고 목청 높여 악다구니를 썼다. 이 광경이 무척이나 에너지틱하게 느껴졌는데, 교실에선 늘 억누르고 감춰야 하고 아닌 척해야 하는데 반해 밖에선 양껏 질러댈 수 있고 맘껏 자신을 드러내어도 되기에 보는 나 자신도 흥겨웠다. 그건 새들의 재잘거림처럼 아주 자연스런 광경이었다. 

현세는 맨 앞에서 달리는데 정말 최선을 다해 달렸다. 앞에서 달리는 사람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자신이 천천히 달리면 뒷사람들에게 폐를 끼치는 게 되지나 않을까 걱정되고, 너무 빨리 달리다보면 체력이 소진되어 아예 달리지 못할까 우려되니 말이다. 그런데도 그렇게까지 뒤처지지 않으며 최선을 다해 달렸더라. 아직 기어변속을 잘 하지 못해 전체적인 페이스 조절에는 미흡한 부분이 있지만, 이런 식으로 연습하고 달리다 보면 좀 더 자연스럽게 달릴 수 있을 것이다.                



▲ 경로를 바꿔 양화대교에서 건너서 돌아가기로 했다.




목적지를 바꾸다 

    

아이들의 체력으로 봐서는 충분히 가양대교까지 가서 찍고 올 수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민석이가 동작대교에서 쉴 때부터 “이제 돌아가는 게 어때요?”라고 얘기를 해오기 시작한다. 아무래도 집에 빨리 들어가고 싶거나, 아니면 다시 돌아갈 것까지 생각하니 너무 멀다 생각해서 그런 거 같았다. 하지만 그쯤에서 돌아가기엔 체력이 다들 남아돌고, 얼마 달리지 않았으니 그럴 수는 없었다. 그래서 좀 더 가야 한다고 알려줬다. 

그래서 첫 라이딩이기도 하고, 앞으로 3번 정도 더 라이딩이 계획되어 있었기 때문에 가양대교가 아닌 양화대교까지 가는 것으로 바꾸기로 했다. 첫 술에 배부를 리 없으니, 좀 더 여유를 두고 진행하며 체력도 다지고 자전거를 어떻게 컨트롤하는 건지 몸으로 익히면 되니 말이다. 

양화대교는 2013년 영화팀 라이딩 때도 왔던 곳이긴 한데, 이렇게 오니 또 색다른 느낌이 들었다.      



▲ 잠실 근처에 도착했을 때, 작은 사고가 있었는데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다. 잠실엔 천지창조가 시작되고 있었다.




첫 라이딩 소감

     

1. 아이들은 충분히 속도를 내며 달릴 수 있다. 

2. 자전거를 타며 신경을 분산시키지 않고 자전거만 탈 수 있도록 주의를 줄 필요가 있다. 

3. 현세에게 기어 변속을 왜 하는 건지 알려줄 필요가 있다. 



▲ 첫 라이딩. 잘 마무리 되어 다행이다. 많은 인원이 함께 였기에 더욱 재밌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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