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때로 하이쿠 <66>

2019년 11월 23일

by 허건수








한 번 더 걷고
한 번 더 바라보네
해 질 녘까지



아마도 오늘이 마지막으로, 이번 가을이 가기 전 가장 따듯했던 날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심지어 한낮의 제주는 늦여름, 초가을에 가까울 정도였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커튼을 걷고 창문을 여는 순간, '와- 이렇게 날이 좋을 수가!' 출근 준비도 준비지만 이런 날을 놓칠 수가 없겠더라구요. 동네 골목골목을 지나다가 어느 순간 탁 트인 바다가 나타나는, 저의 애정 하는 산책 코스를 따라 걸어 나갔습니다. 중간중간 사진도 찍구요.
돌아와서는 부랴부랴 준비를 하고 회사에 나갔습니다. 아쉬운 마음에 쉬는 시간에는 옥상으로 나가 볕을 쬐고, 저녁을 먹고 나선 노을이 지고 있는 하늘을 바라보았습니다.

어쩌면 이번 가을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처럼 한 번 더 걷고 한 번 더 바라보고 싶었던, 계절이 크게 뒷걸음질 친 것 같았던, 따듯하고 볕 좋던 가을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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