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8월 24일
창밖에 울음
매미를 물고 간 새
앗아간 여름
며칠 전 창밖에서 날카로운 소리가 들렸습니다. 새 한 마리가 날아가는데 그 새에게서 매미 울음소리가 나더군요. 마치 선을 그어나가듯이 울음소리는 새를 따라 점점 멀어져 갔습니다. 그리고 소리가 그치는 순간, 기분이 멍해져 버렸습니다.
누군가가 앗아간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루에도 두 번씩 들어가던 바다와, 익숙한 장소에서 친근한 사람들과 보내는 저녁과, 낯선 이들의 곁을 스치며 걷는 숲길과... 그렇지만 올해는 꽃이 진 뒤에야 나가볼 수 있었던 지난 봄에 이어, 긴 장마를 지나고 나니 또다시 확산되는 코로나에 이번 여름마저 빼앗긴 듯한 허망함.
다시 또 뉴스 기사를 읽는 시간이 길어지고 바깥으로 나가지 않는 시간도 길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하염없이 창밖을 바라보는 시간이 늘어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