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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화 – 비만 토끼

by 무딘

‘쏴아아아아!’


눈을 감은 채 쏟아지는 비를 가만히 맞는 리.

빗방울이 리의 볼과 목을 타고 흘러내렸다.


어느새 어깨의 검은 선, 등 뒤의 ‘소형 태양’은 사라지고 없었다.

머리카락도 평소의 검은 머리로 되돌아왔지만, 어깨까지 자란 머리카락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놀랍구나, 이 힘은.”


눈을 뜨며 자신의 두 손을 내려다보는 리.

왼팔 옷깃을 걷어보니 팔뚝에 이제 3개의 회전식 자물쇠만 남아 있었다.


‘진짜 이건 뭐지? 이게 사라지면 난 뭐가 되는 거지? 아니, 난 진짜 누구지?’


팔뚝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기는 리.


“멍청하긴. 그렇게 그냥 죽여버리면 어떻게 해?”

“응?”


그때, 왼쪽에서 낯선 목소리가 들렸다.

얼른 고개를 돌려 쳐다보는 리.

주먹 크기의 꼭 인형처럼 생긴 ‘토끼’가 공중에 둥둥 떠 있었다.


작은 얼굴에 더 작은 선글라스를 쓴 토끼는, 칵테일 장식 같은 장난감 우산을 쓰고 있었다.

얼굴은 작은데 배만 볼록한 게, 토끼라기보다 차라리 ‘오뚝이’에 가까웠다.


눈이 휘둥그레져 토끼를 바라보는 리.


“반갑다. 난 달의 정령 ‘월묘(月卯)’야. 기왕이면 귀티 나게 ‘버니’이라 불러줘. 버니.”


리가 손을 뻗어 토끼를 건드려 보는데, 마치 형체가 없는 것처럼 손이 그대로 토끼를 통과했다.


“짜식, 촌스럽게 굴기는. 어쩌다 보니, 니 자물쇠 속에 나도 함께 봉인됐었어. 히야아, 이렇게 오랜만에 하늘을 보니 상쾌하긴 한데, 눈이 겁나 부시네.”


선글라스를 올렸다가 내렸다가 하며 눈을 찡그리는 월묘.

소나기가 그치자 장난감 우산을 던져버리더니, 물기라도 털어내려는 듯 몸을 빠르게 흔들었다.


“그나저나, 너도 참 대책 없다. 마물을 그렇게 죽여버리면 어떡하니? 도망친 오발탄을 어떻게 찾을 건데? 그 머리는 장식인가 보지?”


순간, 오발탄의 모습이 떠올라 입을 비죽거리는 리.


“뭐, 그거야... 오발탄의 집을 뒤지다 보면 뭐라도 흔적이 나올 테고. 뭐, 감찰사 도일과 통화내역을 조사해 볼 수도 있는 거고... 그런데 네가 오발탄을 어떻게 알지?”

“니 자물쇠 속에 내내 같이 있었다니까. 너처럼 바보도 아니고, 나 월묘가 그런 것도 못 봤을까.”


팔짱을 낀 채 턱을 쓰다듬는 리.

그러다 뭐가 떠올랐는지 눈을 부라리며 월묘를 노려봤다.


“근데 어이, 정령인가 뭔가! 생각해 보니 너 말이 좀 짧다? 언제 봤다고 반말이지? 생긴 건 꼭 오뚝이같이 생겨 가지고.”


손가락으로 월묘의 배를 꾹 찌르는 리.

물론 찔러지진 않고 토끼의 배를 관통해 들어갔다.


“뭐? 오뚝이? 나이도 어린 노무 시키가. 달의 정령한테 말하는 뽄새 보소. 너 나한테 함 혼나 볼 테야?”


귀를 쫑긋 세우며 복싱하듯 짧은 팔을 앞으로 ‘휙휙’ 내미는 월묘.

리를 향해 스트레이트를 날리려다가 중심을 잃고 쓰러져, 허공을 빙글 돌았다.


“에휴, 아서라. 돼지처럼 살만 뒤룩뒤룩 찐 정령이랑 말싸움하는 내가 바보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손사래를 치는 리.


‘삐삐, 삐삐, 삐삐.’


그때, 어디선가 워치의 벨소리가 들렸다.

워치를 통해 ‘저화질 비상 통신’을 할 때 들리는 벨소리였다.

얼른 자신의 워치 확인하는 리.

별다른 연락은 없었다.


“뭐지?”

“저기서 나는데!”


월묘가 ‘부웅’ 날아가 투수석 옆에 떨어진 검은 옷 위에 멈췄다.

노파가 중간계 인간으로 위장하기 위해 입었다가 벗어놓은, 그 가운이었다.


얼른 뛰어가 가운 여기저기를 뒤지는 리.

가운 주머니에서 레이어 워치를 찾아냈다.

오발탄이 환생 관리자에게서 워치도 빼앗았던 모양이었다.


“레이어 워치까지 줬었나...”


워치를 보니 ‘발신인 불명’의 전화가 걸려 와, 통신 버튼이 깜빡거리고 있었다.

받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망설이는 리.


“멍청아 일단 받아봐, 끊어지기 전에!”


월묘가 재촉하자, 리가 혓바닥을 ‘베’ 내밀고는 통화버튼을 눌렀다.


순간, 리의 눈앞으로 수 천장의 사진들이 ‘착착착착’ 초고속으로 지나가더니,

갑자기 오발탄의 얼굴이 커다랗게 나타났다.

꼭 볼록렌즈로 보는 것처럼 화면 외각 부분이 둥글게 왜곡된 채로.


“이봐! 이봐 노파! 어때? 괜찮은 거야?”


오발탄이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속삭였다.

그는 하얀색 후드를 머리까지 덮고 있었는데, 그의 머리 뒤로 가톨릭 성당 같은 높은 천장이 보였다.


천장에는 구름을 탄 ‘백발노인’과 그를 향해 커다란 검을 겨누는 남자의 모습이 살짝 보였지만,

오발탄의 머리에 가려 정확히 무슨 상황인지는 알 수 없었다.


“이봐! 노파! 괜찮냐고? 대답을 해봐!”

“곧 예배가 시작될 시간입니다.”

“아, 네네. 곧 나갈 겁니다.”


오발탄이 뒤를 돌아보며 누군가에게 대답했다.

그러자 그의 이마 뒤쪽으로 ‘La Catedral de la Luz’라는 황금색 명판이 선명하게 보였다.


“뭐야, 연결된 거야, 만 거야? 이건 뭐지?”


인상을 쓰며 손가락으로 화면을 누르는 오발탄.

‘치이익’ 소리와 함께 통신이 끊어졌고, 리의 눈앞이 순간 깜깜해졌다가 다시 경기장의 모습이 나타났다.


‘아!’ 자신도 모르게 외마디 탄식을 뱉으며, 두어 걸음 물러서는 리.


“이건 또 무슨...”

“왜, 뭐, 본 거 있어? 오발탄이지? 오발탄이 연락한 거지?”


월묘가 리의 머리를 한 바퀴 빙 돌더니 코 앞에 둥둥 뜬 채 물었다.

어느새 탐정처럼 콧수염 달린 검은 뿔테 안경을 쓰고 있었다.


그런 월묘를 멍하니 바라보는 리.


“La Catede...”

“응? 뭐라고?”


잠시 혼잣말을 하다가, 뭐가 떠올랐는지 갑자기 워치의 비상 포털 버튼을 누르는 리.

그러자 리의 앞으로 타원형의 붉은색 포털이 열렸다.


“갈 데가 생겼어.”

“어디?”

“있어, 그런 데가”


열린 포털로 성큼성큼 걸어가는 리.

포털로 바로 들어가나 싶더니, 포털 앞에서 우뚝 멈춰 섰다.


천천히 고개를 돌려 월묘를 바라보는 리.

탐정처럼 안경을 고쳐 쓰며 리를 바라보는 월묘.


“같이 갈 테야?”

“물론. 나 딱히 갈 곳도 없어.”

“그럼 비토로 하자.

“비토?”

“그래, 비토. 니 이름.”

“비토가 뭔데?”

“‘비만 토끼’. 아주 딱이야.”


씩 웃더니 포털로 뛰어드는 리.

‘흥!’ 콧방귀를 뀌며 리를 따라 포털 속으로 들어가는 월묘, 아니 비토.


‘슈우웅’ 소리와 함께 포털이 점점 줄어들더니, 이내 완전히 사라졌다.


*


“자, 우리 구장으로 말씀드릴 것 같으면 말이죠, 조금 전에 보셨던 베이커스의 돔구장 하고는 비교가 안 돼요. 자, 지금부터 통역 잘해. 개장한 지 5년도 안 돼서, 잔디 품질은 물론이고 최신식 방송 중계시설, OLED 전광판, 가변형 펜스 등등, 자랑할 꺼리가 한, 두 가지가 아니죠.”


말끔한 양복 차림의 WBB 진행팀을 우르르 이끌고, 홈 쪽 관중석으로 나오는 단장.

한쪽 팔을 쫙 펼치며 의기양양하게 경기장을 소개했다.


“자, 이곳이 우리나라의 자랑, 드래곤스 필드입니다.”


함박웃음을 지은 채, 경기장을 돌아보는 단장.


외야 전광판은 관중석 쪽으로 쓰러져 불타고 있었고,

경기장 바닥은 지진이라도 난 듯 뒤집혀, 베이스가 여기저기에 널브러져 있었다.

가관인 건, 번개라도 맞았는지 경기장 곳곳이 ‘검보’처럼 새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드래곤스... 하하하, 필드...”


웃는 표정에서 점점 울상이 되어가는 단장의 얼굴.

‘끼이잉, 쾅!’ 그의 등 뒤로 헤드라이트 조명 기둥이 쓰러지며, 요란한 소음을 냈다.



*****



“대사제님! 대사제님! 큰일 났어요!”


꽃이 흐드러지게 핀 ‘명천계’의 한 정원.

대사제가 꽃잎을 다듬느라 여념이 없을 때, 젊은 사제가 달려오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어허, 또 그러신다. 명천계의 사제답게 항상 품행에 유의하시라니까요. 꽃이 놀래요. 허허허.”


대사제가 흰색 의복에 묻은 꽃잎들을 털어내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달려오는 사제 뒤로 중세 고딕양식의 커다란 성체 건물이 보였다.


“방해해서 죄송합니다, 대사제님. 하지만 워낙 기이한 일인지라...”

“왜, 무슨 재미있는 일이라도 생겼습니까?”

“얼른 강당으로 들어가 보시죠. ‘일자(一者)의 눈물’이, ‘일자의 눈물’이, 살아 움직이고 있어요!”


눈을 동그랗게 뜨며 소리 지르는 젊은 사제.

대사제가 젊은 사제의 옷매무새를 매만지며 그의 어깨를 토닥거렸다.


“무슨 일이든 다 일자의 뜻 아니겠습니까. 너무 놀라지 마세요. 어디, 가봅시다.”


뒷짐을 진채 성체로 들어가는 대사제.

성체 뒤쪽에 자리한 오벨리스크가, 초록색 오로라 같은 것을 하늘로 뿜어대고 있었다.


대사제가 문을 열고 강당으로 들어서자, 천정에 그려진 프레스코 벽화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전쟁이 한창인 듯, 근육질의 인물들이 서로를 향해 무기를 치켜들고 있었다.


“저분은 아직도 안 가셨네. 갈 곳이 마땅치 않으신가.”


줄지어 늘어선 예배석 구석에, 로브를 머리까지 눌러쓴 신도 하나가 꾸벅거리며 졸고 있었다.


“저, 저기 보십시오. 저기!”


흥분한 젊은 사제가 다시 재촉하자, 신도에게서 시선을 거둬 예배당 앞을 돌아보는 대사제.


제의용 연단 뒤로, 어떤 노인의 ‘거대한 석상(石像)’이 보였다.

천계의 절대자, ‘명천, 암형, 중간, 환생, 분열 5계의 아버지’, ‘일자(一者)’였다.


펑퍼짐한 소매에, 발목까지 매끄럽게 떨어지는 로브 차림의 석상 앞으로, 전시용 ‘유리 상자’ 하나가 둥둥 떠 있었다.


유리 상자 안에는 붉은 수정이 들어 있었는데,

수정은 빙글빙글 돌며 세 개의 작은 구체로 분리되었다가, 다시 하나로 합쳐지길 반복하고 있었다.

마치 물방울이 셋으로 분리되었다가, 다시 하나로 합쳐지는 것처럼.

합쳐질 때마다 미세한 스파크가 번쩍거렸다.


“오오, ‘일자의 눈물’이 허공에. 안 좋은 징조로고...”

“사제님 그리고 저기, 이상한 문자가...”


젊은 사제가 유리 상자 아래쪽, 상자를 올려놨었던 테이블을 가리키며 말했다.

대사제가 다가가서 보니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고(古) 문자가 테이블 위에 그을음처럼 남아 있었다.

순간, 대사제의 눈빛이 번쩍 빛났다.


“계르디... 이, 이것은 월운신의!”


눈을 동그랗게 뜬 채 황급히 ‘일자의 눈물’을 올려다보는 대사제.

침을 꿀꺽 삼키더니, 두 손을 모아 합장을 했다.

그러자 젊은 사제도 얼른 두 손을 모으며 고개를 숙였다.


“일자시여, 부디 천계의 연약한 영혼들을 보살펴 주소서.”


살아 움직이는 수정 뒤로, 일자의 거대한 석상이 두 사제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수정이 합쳐질 때마다, 천정에 새겨진 금박 글자가 덩달아 번쩍거렸다.


“La Catedral de la Luz”



*****



암형계 북부, 부글거리는 용암이 끝도 없이 펼쳐진 ‘용암의 강’.


작은 요트 하나가 용암 표면 위를 유유히 미끄러져 나가고 있었다.

간간이 하늘에서 영혼들이 비명을 지르며 용암 속으로 떨어졌다.


요트 선미에 서서 용암의 강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마제.

이따금 불어오는 훈기가 마제의 화염 망토를 가볍게 흔들었다.


멀리 붉은 안개가 자욱한 섬 곁에, 희미하게 거대한 구조물이 보였다.

육중한 기둥이 군데군데 박힌 게 꼭 커다란 철장처럼 보이기도 했다.


“오랜만이군. 이곳도.”


해골 투구를 쓸어 넘기며 입맛을 다시는 마제.

그때, 하늘에서 두꺼운 중 갑옷을 입은 기갑병 하나가 요트 위로 사뿐히 내려섰다.

키로도 덩치로도 마제의 1.5배는 거뜬히 넘을 기갑병은, 마제의 등 뒤로 다가와 한쪽 무릎을 꿇었다.


“2 장군인가.”

“네, 마제시여. 마경 보고 드립니다. 정찰병에 따르면 2번째 자물쇠도 열린 것 같답니다. 그자의 두 번째 변신이 목격됐다고 하더군요. 안타깝게도 그 과정에서 ‘유물 회수조’로 보냈던 ‘흡귀’는 소멸당했답니다.”

“흡귀가 제압당했다. 흠, 제법이구만. 그럼, 유물은?”

“그자가 흡수했다고 하더군요. 아무래도 그자와 유물 사이에게 어떤 ‘비밀’ 같은 게 있지 않나 싶습니다.”


대답 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마제.

그때, 하늘에서 한 무리의 영혼들이 마제가 탄 보트 위로 우르르 떨어졌다.


마제와 부딪히나 싶었는데, 보트 위에 마치 보이지 않는 칼이라도 있는 듯, 모조리 두 동강 나며 용암으로 ‘후두둑’ 떨어졌다.


“다른 유물들은?”

“네, 중간계 첩자가 이미 파악해 뒀더군요. 하나는 영물화 되어 제1장군께서 직접 회수하러 가셨고, 다른 하나는 명천계에 있는 걸로 파악됐습니다. 예전부터 ‘천계 조각’에 대한 소문은 있었는데, 첩자가 이번에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고 합니다.”

“명천계라... 까다롭겠는 걸.”


배는 어느덧 붉은 안개가 자욱한 섬 인근에 이르렀다.


가까이서 보니, 시뻘겋게 달아오른 철창이 서로 옆면을 맞대며 주르륵 이어져 있었다.

철장의 높이는 거의 섬 높이와 비슷할 정도로 컸는데, 철장의 수가 보이는 것만 해도 얼핏 5개는 넘었다.


철장마다 안쪽에 커다란 검은 형체가 웅크리고 있었는데, 짙은 안개 때문에 정확히 모습이 보이지는 않았다.


늘어선 철장 앞을 유유히 지나치는 보트.

마제가 손바닥을 들자 어느 철장 앞에서 스르륵 멈췄다.


“마제님, 외람되오나 ‘광마’께서는 지금 어디 계신지요. 한동안 뵐 수 없어서 여러 가지 논의 꺼리가 쌓여 있습니다. 공석 상태인 제3 마장군도 ‘대 환생일’ 전에 임명해야 합니다만.”

“나로는 부족하다 이건가?”


마제가 철장을 바라보며 은근히 비꼬자, 얼른 고개를 숙이는 마경.


“존명. 죄송합니다. 그런 뜻은 아닙니다.”

“만에 하나 계획대로 안 풀릴 걸 대비해서, 일단 명천계의 유물부터 확보해 두자.”

“명천계요? ‘삼 천사장’이 나타나면 쉽지는 않을 텐데요.”

“얼른 치고 빠지자 이거지. 요즘처럼 나사 풀린 상태면 치고 빠지는 게 어렵지는 않을 게야.”


요트에서 ‘부웅’ 떠올라 철장으로 다가가는 마제.

‘텅!’ 새빨간 철장의 기둥을 손바닥으로 내리쳤다.

그러자 ‘치이익’ 마제의 손에서 하얀 연기가 피어올랐다.


“이걸 데리고 가라. 마경, 네가 직접.”


고개를 들어 철장을 들여다보는 마경.

검은 형체가 요트 쪽으로 슬금슬금 다가왔다.


“금운 계열의 포로들이 길을 뚫어줄 거다. ‘천계군’과의 충돌을 대비해 ‘A급 마병’도 데려가고. 상황이 꼬인다 싶으면 그냥 유물만 가져오면 돼. 무슨 뜻인 줄 알지?”

“네. 알겠습니다. 존명.”


주먹을 얼굴 앞에 모으며 고개를 숙이는 마경.


“크아아아앙!”


그때, 철장 안의 거대한 형체가 몸을 일으키며, 당장이라도 달려들 듯 포효했다.


그 모습이 만족스러운지, 마제가 ‘씨익’하고 이빨을 보이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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