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희일비하지 않기

어른이 되는 방법

by 황건하

엉망진창이 된 상황을 다시 되돌리는 가장 빠른 방법은 원인을 찾아 지지고 볶는 게 아니라, 다시 좋은 것들로 채우는 것이라는 글을 봤다. 진하게 공감이 됐다.
왜냐하면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던 이 방법으로 하루하루를 채워나간 지 어언 1년 째라서.

난 주제도 모르고 염세주의, 비관주의에 빠져 살았다.
그렇게 살고자 했던 건 아니었지만, 세상이 나만 억까하는 것 같아서 모든 게 싫었다. 그래서 매사 불평, 불만도 많았고 그 표면에는 잔뜩 찌푸린 인상과 짜증 섞인 말투로 그득했다.

그 시간들을 후회하냐고?
지금의 내 모습을 보면 후회가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 시간들이 없었으면, 내가 얼마나 거지 같은 모습이었는지 아직도 몰랐을 거고, 거울에 비친 내 얼굴과 마음을 보며 충격받지도 못했을 테니까.
아직도 그렇게 살면서 스스로를 갉아먹고 있었을지도 모르니까.

그래서 요즘 나는 어떤 스탠스로 살아가고 있는가.
일단 일희일비 중, '일비' 하지 않는다.
살다 보면 의도치 않게 지저분한 일들이 생기기 마련인데, 그때마다 일일이 반응하지 않는다.
이 부분은 책에서 배웠다. 진정한 어른이 되는 방법은 목 끝까지 차오르는 말을 끝끝내 뱉어내지 않는 것.
필자의 의도와 다른 상황일진 모르겠지만 난 요즘 그 부정적인 그 어떤 것에라도 기어이 반응하지 않는다.

운전 중 날 위협하는 차량이 나타나도,
엘베에서 내리기도 전에 밀고 들어오는 사람들이 있어도, 음식점에서 보란 듯이 코를 풀어대는 사람이 있어도, 내 말은 들어본 적도 없으면서 거짓말만 믿고 날 판단해도, 혹은 그 거짓말을 퍼트리고 다녀도, 한 때 친했다고 느꼈던 사람들이 나를 더 이상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듯한 행동을 보일 때도!

이런 상황이 다가올 때, 난 그걸 부정하지도, 긍정하지도 않는다. 왜냐하면 그것에 대해 생각하는 것조차 스스로에게 부정적인 것 같아서. 애초에 머릿속에 들어오지도 못하게 한다. 그냥 그 자리에 그렇게 둔다.

이런 태도로 살다 보니 거짓말처럼 좋은 것만 보고 듣고 말하게 된다. 또 그렇게 되니 사소한 일에도 쉽게 행복해진다. 그게 모이면 하루가 되고 한 달이 되고 일 년이 되지 않을까. 그렇게 나는 또 지금과 어떻게, 얼마나 좋은 사람이 되어 있을까. 내 주변에는 또 얼마나 좋은 사람들만 남아 있을까.

기어이 반응하지 않는 것,

그리고 내 안에 좋은 것들로만 채워 넣는 것.


내가 진짜 어른이 되어가는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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