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행복을 찾아서.
매일 습관처럼 들여다보던 인스타그램을 오늘부로 삭제했다. 방금 전까지도 인스타그램 아이콘이 있던 자리를 누르려는 모습을 보면서, 다시 한번 내 결단에 무게를 싣고 싶어 졌다.
혼자서 꽤나 힘들었다. 많은 사람들의 일상을 사진이나 영상으로 접하면서, 아무렇지 않다고 생각했던 못난 감정들이 그대로 남아있었기 때문에. 또 그걸 매번 느끼면서 아닌 척하는 내 모습에 괴리감이 더해져서.
인스타그램엔 대부분 좋은 모습들만 볼 수 있다. 맛있는 음식 사진, 경치 좋은 여행지 사진, 사랑하는
사람과 찍은 사진 등등. 난 어떻게 이런 긍정적인 사진들로부터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게 됐는지 생각해봤다. 자꾸만 그 행복한 사진들을 나에게 투영시키려 했다. 그리곤 삐져나온 부분들만 바라보며 어떻게 하면 깎아서 맞출 수 있을까 고민했고, 그러려면 억지스러워야 했다. 스스로 원치도 않은 모습들을 따라 해 본 적도 있었고, 인스타그램을 위해 무언가를 하고 어딘가를 간 적도 있다. 이는 전부 스스로 행복하다고 느끼는 부분이 아님에도 혹시라도 그럴 수 있을까 봐 그랬다. 나도 그들처럼 보여질 수 있을까 하고.
시간이 지나고 나의 사진들을 보면 더없이 초라해졌고, 결국엔 하나씩 지워버리기 바빴다. 남들이 보기엔 좋아 보일지 몰라도 난 아니었으니까. 그렇게 나의 계정엔 사진이 점점 줄어들었다. 지우다 지우다 결국 인스타그램을 지웠다.
나는 행복하지 않은 사람이다 라고 말하려는 게 아니다. 오히려 나는 내 방식대로 행복한 사람이 되려고 하는 거니까. 고작 애플리케이션 하나 삭제해놓고 뭐 그렇게 대단한 일을 한 것처럼 이야기하느냐 싶겠지만 나에겐 첫걸음이다. 관계 유지를 빌미로 남겨두었던 인스타그램 때문에 나만 느낄 수 있는, 나만의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는 많은 행복들을 뒤로했었다. 그들과 비슷하게 행복해지려 했던 어리석은 나를 함께 지웠다고 생각하기에 나에겐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