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스토리에 요일별 연재 기능이 생기면서 나도 신청을 했다. 주로 쓰는 딸아이 이야기를 담은 육아 이야기를 목요일에 연재하기로. 처음에 10개 목차를 정하고 한 주 한주 목요일이 되길 기다려 이야기를 발행했다. 나쁘지 않은 시작이었다. 하지만 5회, 6회 가다 보니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와 이전에 설정해 놓은 제목이 맞지 않았다. 그럴 수 있는 것이고 내용이 바뀌어도 무방하니 기존 제목을 바꾸고 새로운 이야기로 매거진을 채워 넣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가급적 목요일에 글을 써야 하는 게 나랑 안 맞는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지극히 무계획적인 성향인 나는 계획과 틀이 있는 게 불편하고 힘들다. 나는 공부도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방법으로 해야 한다. 제일 견디지 못하는 것이 시간표에 맞춰 수업을 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1교시는 국어, 2교시는 수학, 3교시는 영어. 나중에 내 성향을 알고 나니 학창 시절을 별 일 없이 마무리 한 내가 대견스럽게 느껴지기까지 하다. 뭔가 틀이 있으면 힘들어하는 내 성향을 알고 있었지만 이것이 브런치 요일별 연재까지 영향을 줄지는 생각 못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오늘 갑자기 쓰고 싶은 글이 떠오른다. 당장 쓰고 싶은데 글을 작성하면
"오늘은 연재일이 아닙니다. 연재일은 독자와의 약속이니 날짜를 지켜주세요."라는 문구가 나온다.
그러면 김 빠지는 것처럼 글 쓰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진다. 막상 목요일이 되면 글이 안 써진다.
누군가는 그럴 것이다. 그럼 글이 떠오르는 날 작성해서 저장해 놓고 목요일에 발행하면 되지 않느냐고.
그런데 또 성격상 그날 글을 쓰면 바로 발행해야 한다. 이러다 보니 점점 연재일에 글을 안 쓰게 되는 것 같다.
할 수 있으면 설정을 풀고 자유롭게 원하는 날 글을 작성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