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료방송이 다가오면서 나름 준비를 했다.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다듬기도 하고
살을 좀 빼겠다고 덜 먹기도 했다.(친정 가서 일주일 신나게 먹고 3일 정도 소식이라 큰 효과는 없었다.)
평소엔 머리를 질끈 묶고 티에 반바지가 교복인데 방송한다고 깔끔한 옷도 입고 머리도 풀었다.
사무실에 도착하니 국장님, 강사님, 스피치강사님이 분주하게 방송실을 세팅하고 계셨다.
아무 생각 없는 우리와 다르게 세분은 매우 긴장되고 바빠 보였다.
수료방송이라 그런지 다들 옷과 외모에 신경 쓴 모습이었다.
"예쁘시네요"라고 서로 덕담을 해주며 긴장을 풀었다.
강사님은 상기된 표정으로 오늘의 일정을 알려 주셨다.
"1부 팀이 방송하는 동안 2부 팀은 여기서 리허설하시고 방송 모니터링 하시면 됩니다."
1부 팀이 먼저 방송실로 가서 준비를 하는 동안 우리 팀은 사무실에서 리허설을 했다.
다들 같이 쓴 대본을 들고 나는 질문을 하고 각자 자기 순서에 따라 답변을 했다.
리허설을 해보니 답변이 비는 것도 많았고 중간에 멘트가 비는 것도 있었다. 이래서 리허설이 필요하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수정 보완 하며 리허설을 마쳤다.
1팀의 방송이 시작됐고 우리는 사무실에서 TV 화면으로 시청했다. 바로 옆에서 방송하는걸 화면으로 보니 신기했다. 기존에 같이 수업을 듣던 분들이 하는 거라 그런지 보면서 신기하고 재밌었다.
모니터링하니 대본을 얼굴에 가까이 대는 것, 화면을 응시하지 않는 것은 자연스러워 보이지 않았다.
"가급적 대본은 가까이 보지 말고 중간중간에 화면 응시하면 자연스러울 것 같아요"
서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2팀 방송을 준비했다.
1팀 방송이 끝나 사무실로 돌아왔다. 다들 잘했다고 격려했다. 이번엔 우리 팀이 응원을 받으며 방송실로 갔다.
가보니 머리가 긴 남자분이 한 분 더 계셨다. 방송실에 카메라가 3대인데 세팅하고 위치를 맞춰주시는 분이었다.
우리는 자리에 앉고 마이크 테스트를 했다. 국장님, 강사님, 남자분은 카메라 세팅, 음성 크기, 화면 등을 지속적으로 체크했다.
이렇게 간단한 방송도 끊임없이 신경 쓰면서 체크하는 걸 보니 방송이란 게 다시 보였다.
그 유명한 영화배우 황정민 님의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얹었을 뿐이다."라는 말이 조금은 이해가 되었다.
음악 싸인에 맞춰 방송이 시작됐다.
리허설 덕분인지 어렵지 않게 진행됐고 다들 연습한 대로 잘했다.
처음에는 긴장되어 계속 목이 잠겼는데 막상 시작하니 처음처럼 긴장되지는 않았다.
다들 눈빛으로 사인을 보내며 자기 차례에 멘트를 잘해줬다.
드디어 방송이 끝났다.
국장님, 강사님, 스피치강사님은 너무 잘했다며 웃으시며 칭찬해 주셨다.
시청자는 15명도 안 됐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우리만의 잔치였지만 수료방송을 마치니 라디오 DJ 도전을 완성한 것 같고 성취감이 들어 참 기뻤다.
우리는 인근 중국집에서 같이 식사를 하면서 서로를 응원하며 수업을 마무리했다.
앞으로는 내가 기획한 육아 방송을 하게 될 것이다.
수료방송은 마무리이며 동시에 새로운 시작을 의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