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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정 Dec 19. 2023

20대로 보이는 그녀의 나이는?

 건강을 위해 생존운동을 찾던 중 파워로빅을 하게 됐다. 등록한 날 바로 첫 수업에 들어갔다. 들어가보니 60~70대로 보이는 여자분들 15명 정도가 열심히 운동하고 계셨다. 40~50대로 보이는 분들도 몇몇 있었다. 준비가 안돼 신발도 없이 맨 뒷자리에서 열심히 동작을 따라하고 있는데 첫 줄에 키가 170cm 정도로 보이는 여자분의 뒷모습이 보였다. 몸에는 군살 하나 없었으며 등에는 잔근육이 멋지게 자리잡고 있었다.

'저정도 잔근육을 가지려면 최소 10년 이상 운동 해야 가능할텐데'

어디서 몸 근육 만드는게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얘기를 들은 터라 그녀의 등근육은 남다르게 보였다.


그녀는 20대 여성들이 주로 입는 요가복을 입고 있었다. 상의는 민소매로 등근육이 보이는 옷이었고 하의는 남색 레깅스였다. 몸에 착 달라붙는 스판 소재 옷은 그녀의 가늘고 근육진 상체와 긴 다리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거울로 보이는 얼굴은 40대로 보였다. 포니테일 스타일로 머리를 위쪽으로 질끈 묶고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파워로빅이라 1시간 동안 신나는 댄스곡 등으로 춤을 춘다. 쉬는 시간이 없이 한 곡 끝나면 다른 곡 시작 식으로 거의 15곡 이상 댄스를 소화해야 한다. 뒤에서 본 그녀는 대부분의 동작을 알고 있었고 틀린 동작 없이 지친 기색 없이 동작을 마무리했다. 강사분이 음악을 틀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우면 난 그녀의 동작을 보고 따라할 정도였다.


주 5일 오전 수업이라 다음날 또 갔다. 어제 눈인사 했던 옆자리에 있었던 분이랑 자연스럽게 이런저런 대화를 했다. 그러던 중 어제 눈여겨 본 그녀가 들어왔다. 잠바를 벗은 그녀는 헬스장에서 몸풀기 운동을 하듯 양다리를 V자 형태로 벌리고 양손을 무릎에 올리고 엉덩이를 올렸다 내렸다 하며 준비운동을 했다. 그 모습이 운동선수처럼 멋졌다. 그녀를 보며 난 옆사람에게 물었다.

"저 분 40대 정도로 보이는데 몸매는 20대네요. 군살도 하나 없고. 등근육도 너무 멋지네요. 운동 꾸준히 오래 하신 분 같아요."

그러자 옆에 있는 분이 말했다.

"저 분 나이 꽤 있으세요."

'나이가 꽤 있다고?'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계속 질문하기도 그렇고 해서 마음속으로 궁금증을 가진채 운동을 시작했다.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이 돼 운동을 하러 갔다. 저번주 내내 마스크를 쓰고 있었던 그녀는 오늘은 마스크를 벗고 있었다. 거울로 비친 그녀의 얼굴을 본 순간 난 입이 떡 벌어졌다.

그녀는 70세는 족히 넘어 보였다. 얼굴은 나이가 드셨지만 고운 얼굴이었다. 전에 오드리햅번이 나이 든 영상을 본 적 있는데 그런 느낌이었다. 미인이 곱게 나이든 얼굴. 저 정도 연세까지 20대 몸매를 유지한다는게 쉽지 않을텐데 그 분이 다시 보였다.


외모와 키를 보면 젊었을때 모델을 했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래서 몸 관리가 습관이 돼서 지금까지 유지한게 아닐까? 라며 나름 내 마음을 위로해 보았다. 왜냐하면 나도 그렇고 보통 30대만 돼도 20대 몸매를 유지하는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녀를 보며

'나도 한번 꾸준히 노력해 지금 이 몸매라도 유지해볼까?'라는 생각도 해봤다. 왜 헛웃음이 나오는지. 쉽지 않은걸 알기에 이런 생각에 스스로 웃음이 나왔다. 운동이 힘들때마다 그녀를 보며 꾸준히 운동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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