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 30일
안녕하세요, 영감을 나누는 공간 <치즈(Cheese)>의 아티스트 건킴입니다.
instagram @gunkimm_art
강변의 호텔에 공짜로 묵고 있는 시인이 오랫동안 안 본 두 아들을 부른다. 아무 이유없이 죽을 거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부른 거다. 한 젊은 여자가 같이 살던 남자에게 배신을 당한 후 강변의 호텔에 방을 잡았다. 위로를 받으려 선배 언니를 부른다. 다들 사는 게 힘들다. 그 강변의 호텔에서 하루는 하루가 다인 양 하루 안에서 계속 시작하고 있고, 사람들은 서로를 바라만 보고 있다.
-다음영화 줄거리-
이전들의 영화와는 다르게, 남자의 찌질함 혹은 여자의 여우같은 모습을 다룬다기 보다는 생과 사를 다루며 존재의 이유 또한 이야기하는 영화였는데, 영화 소셜링에서 관람하였기에 여러 사람들과 봤으며, 그 속에서 나온 해석을 토대로 정리를 해본다.
사랑도 마찬가지고, 가족도 마찬가지이다. 인생은 누군가와 나란히 살아가는 것이며 그건 사랑으로 연결되어있고, 행복에 도달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이러한 개념을 시각적으로 구현한 부분이 몇개 있었는데
아들들의 이름은 큰 아들은 경수, 그리고 작은 아들은 병수이다. 병수란 ‘나란히 병’자를 써서 병수라고 하는데, 아빠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이름에 새겨져있다.
등장하는 아들들은 둘로 이루어져있고, 나오는 여자들 또한 두명이다.
의도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Tom & Toms 커피를 들고 나오는데 이 또한 작은 장치였을까?
김민희와 송선미는 아들들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나오지만, 정작 아들들은 영화가 진행되는 동안 그 둘을 보는 장면이 하나도 안나온다. 이는 그 여자들이 보이지 않는 천사라는 존재를 암시하는 것 같다.
또한 처음에 그녀들이 기주봉(아빠역할) 앞에 등장하는 장면은 눈 위에 서있는 장면인데, 하얀 세상 속에 서있는 그녀들을 보고 기주봉(아빠)은 아름답다며 그녀들이 천사같다고 말한다.
그리고 영화가 진행되는 동안, 아들들과 아빠는 어두운 개열의 옷, 혹은 검정색의 옷을 입는가 반면 김민희랑 송선미는 하얀 옷을 입고있다. 이 또한 그녀들이 다른 존재임을 암시하는 것같았다.
마지막으로, 기주봉(아빠)가 죽고나서 그녀들은 그 사실을 알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침대에서 흐느껴 울고 있었다. 이 모든 것들을 종합해서 우리는 그녀들이 천사의 존재라고 생각했다.
강변호텔이란 제목이 어떻게 나왔을까 우리는 고민한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라는 말 처럼 강이란 생과 사를 갈라놓는 존재로 우리는 흔히 알고있다. 그리고 호텔은 잠시 묵었다 가는 곳이기 때문에, 죽기 직전 잠시 머물러가는 곳이 ‘강변호텔’이라는 결론을 내린다. 이는 무척 똑똑한 추측이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호텔 프론트에 걸려있는 호안미로 그림을 보고 의아해 했다. ‘저런 지방에 있는 호텔 프론트에 저런 그림이 걸려있을리가 없다, 저건 홍상수 감독이 의도한 것이다!’라고 직감하여 검색을 해봤는데, 호안미로는 영화속 기주봉(아빠)의 죽음과 유사하게, 난데없이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그리고 걸려있던 작품의 제목은 ‘The Smile of the Flamboyant Wings’인데, 타오르는 날개의 미소라고 번역되며 그 날개는 천사의 날개를 뜻하는게 아닐까 까지 생각해본다.
기주봉(아빠)의 입을 빌려 자신의 후회와 잘못에 대하여 회고하고, 삶과 죽음 사이에 대하여 자신의 철학 또한 말하는 영화였다. 이전에 감정들이라는 디테일한 면들을 가시화시키는가 하면 이제는 눈에 띄게 인생 전체를 그려내는 홍상수 감독이 된 것 같다. 시간에 따라 자신이 서있는 위치에서 느끼는 삶의 가치가 달라지는 것이 흥미롭게 느껴지는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