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직업을 잘하는 스타일로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일러주는 여타의 성격/심리유형검사와는 달리 갤럽 강점검사는 말 그대로 '강점'에만 집중하여 결과를 알려주는 테스트다. 강점으로만 이루어진 34개의 테마에 순위를 매겨 한 사람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상위 5개의 강점만을 알려주는 저렴이(?) 버전과 34개의 순위를 모두 오픈하는 럭셔리 버전이 있다. 최상위 강점만 알아도 충분하다고 생각하여 책을 구입 후 안에 들어있는 코드를 이용해 검사를 진행했다. 대략 30분 정도 소요되었고, 검사 결과는 다음과 같다.
<TOP 5 강점>
1. 지적사고(Intellection) 테마가 특히 강한 사람들은 왕성한 지적 활동을 즐깁니다. 이들은 내적 성찰과 지적인 토론을 즐깁니다.
2. 심사숙고(Deliberative) 테마가 특히 강한 사람들은 의사결정을 내리거나 선택을 할 때, 제반 사항을 신중하게 고려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장애 요인을 예측합니다.
3. 발상(Ideation) 테마가 특히 강한 사람들은 아이디어에 매료되어 있습니다. 이들은 언뜻 보기에는 전혀 상관이 없어 보이는 현상들의 연관성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4. 책임(Responsibility) 테마가 특히 강한 사람들은 자신이 하겠다고 약속한 것들에 대해서 강한 책임감(ownership)을 느낍니다. 이들은 정직성과 충실함 같은 가치관을 매우 중요시합니다.
5. 수집(Input) 테마가 특히 강한 사람들은 무엇인가를 더 알고 싶어 하는 열망을 갖고 있습니다. 이들은 각종 정보를 수집해서 보관하는 것을 즐깁니다.
개인적으로 갤럽 강점검사는 비즈니스 환경에서 보다 인사이트가 있어 보인다.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그 안에서도 어떤 식으로 나의 강점을 발휘하여 업무를 진행할지 윤곽을 드러낸다. 책과 테스트 결과지에 자세한 설명이 나와있으니 해당 항목을 참조하면 '나의 강점'이라는 모호한 영역을 보다 구체화할 수 있다. 참고하기에는 나쁘지 않은 테스트다.
우선 강점에만 집중하기에 어떤 결과가 나와도 기분이 나쁘지 않은(?) 장점이 있다. 사실 약점을 보완하는 것보다 강점을 강화하는 것이 퍼포먼스 측면에서도 나은 결과를 낳기에 좋은 접근이라고 본다. 이것이 검사가 일러주는 1차적인 결론이다.
조금 더 파고들면 다음과 같은 결론에 이르게 된다.
어떤 직업을 선택하든 그 안에서 얼마든지 강점을 살릴 수 있다.
영업직을 예로 들 수 있다. 일반적으로 영업직은 외향적인 사람의 전유물, 즉 사회적 스킬과 언변이 뛰어난 이들의 천직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하기에 따라서는 내향적인 사람도 얼마든지 영업직에 뛰어들어 자신의 강점을 살릴 수 있다. 오히려 진중하고 사려 깊은 태도에 고객의 신뢰를 더 크게 얻을 수 있고,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우직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킬 수도 있다.
리더도 마찬가지다. 이 영역이야말로 다양한 강점이 통용될 수 있는 각축장이라고 할 수 있다. 누군가는 일론 머스크처럼 자신의 아이디어를 의욕 있게 밀어붙이는 리더가 될 수 있고, 다른 누군가는 메르켈 전 총리처럼 조용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도 있다.
그래서 위의 사례처럼 '지적사고 테마'가 강점으로 나왔다고 해서 꼭 학술적인 분야에만 자신을 한정 지을 이유는 없다. 선택에 따라서는 프로게이머, 스포츠 선수, 요리사, 심지어 과수원 농부가 될 수도 있으니. 다만 어떤 직업을 택하든 본인만의 스타일로 녹여낼 수 있다. 강점검사가 일러주는 건 바로 이 포인트다. 강점이란 어느 전장에서건 활용할 수 있는 무기와도 같다.
다만 전쟁과 직업 선택이 다른 건 어디서 무기를 휘두를지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선택은 마땅히 자신이 좋아하는 일, 최소한 싫어하지 않는 일이 되어야 한다. 아무리 훌륭한 무기를 가지고 있더라도 환경이 받쳐주지 않으면 지속할 수 없기 때문이다. 좋아하지 않으면 지속할 수 없고, 지속할 수 없으면 탁월해질 수 없다. 그리고 세상은 탁월하지 않은, 적어도 부족한 사람에게는 자리를 잘 내어주지 않는다.
그러니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 중 무엇을 선택해야 하냐?'는 (행복한) 질문에 대한 나의 대답은,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그 안에서 강점을 발휘하라'이다. 어느 분야든 탁월해지면 경제적인 보상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적어도 직업적인 만족도는 높게 유지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 보면 그렇다.
단기적으로는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 그래야 강점도, 흥미도 찾을 수 있다. 어떤 일이든 부딪혀보고, 시행착오를 겪고, 점점 자신을 예리하게 다듬어가야 한다. 일에서 돈만 추구한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예리해지지 않은 사람이 어떻게 많은 돈을 벌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