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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성인간 Sep 23. 2019

대기업은 왜 부동산을 팔았나?

대기업 부동산 매각으로 보는 현 실태점검

지난 8월, 2분기 사상 첫 적자를 기록한 이마트에서 보유 점포를 대대적으로 매각한다고 언론을 통해 공개했다. 신세계 그룹의 핵심 계열사였던 이마트의 부진이 계속되면서 사업 재편이 대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경영진의 판단 때문이다. 지난 2018년 12월, 한국을 대표하는 롯데, 삼성, LG 등 대기업들은 연이어 자사가 보유한 부동산을 대거 매각해왔다. 공교롭게 연이은 대기업들의 부동산 매각행위에 대해 일부는 부동한 시세가 고점에 도달한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


대기업들이 대규모 부동산 매각에 나선 이유에 대해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근거는 없으나, 일부 대기업 홍보팀의 보도자료를 미뤄보면, 경제상황이 지속적으로 악화됨에 따라 기업들이 '유동성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 주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좀처럼 신사업을 주도하는 기업이 아닌 경우에도 부동산 대거 매각행위가 이뤄지고 있어 정확한 매각 사유라고 보기에는 다소 무리한 부분이 없지 않아 존재한다. 또한 지난 2013년부터 줄줄이 신고가를 경신해왔던 오피스 빌딩의 가격을 비교해보면 현재의 상태가 부동산의 최고점에 해당하는 것은 아닌지, 기업들이 이를 미리 간파하고 매각을 통해 시세차익을 얻으려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법하다.


부동산 경기와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지난 목요일 서울 도곡동에 출장 차 방문하고 그곳에 있는 부동산 중개업소에 붙은 아파트의 가격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미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극명한 차이가 벌어진 부동산 가격의 양극화는 내가 살고 있는 지역과 서울 지역을 대표했을 때 10배 수준 이상으로 차이가 벌어져있다. 모두가 매몰되어 있어 '비정상의 정상'에 대해 쉽게 인지하고 파악하지 못하는 수준까지 도달했다고 본다. 주거지역에 대한 부동산 가격은 빙산의 일각일 뿐, 오피스를 필두로 상업지역의 부동산 붐은 더욱 심각하다. 가히 '거품'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서울 핵심지역과 지방지역의 부동산 가격차이가 나고 있는 실태다.


여태껏 부동산 불패를 고수해왔고 한국의 부동산은 한 번도 실패하거나 거품이 꺼진 적이 없다. 더군다나 정부에서 양적완화 정책을 통해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저금리' 정책들은 꺼져가는 한국의 부동산 불씨를 다시 키울 수 있는 여지를 남기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인지 더욱 판단하기 애매하다. 과연 지금의 한국의 부동산이 고점인지 저점인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설령 안다고 한들 어떤 판단과 액션을 손쉽게 내릴 수도 없는 오리무중의 상태라고 본다.


지금도 뉴스에서는 상업 부동산의 붕괴에 대해 열심히 보도 중이다. 공실률이 70%에 육박하고 있다. 철옹성과 같아 무너질 것 같지 않았던 압구정, 이태원, 종로 등 소위 말해 '핫한' 상업구역마저도 '임대 급구'라는 표지가 보란 듯이 유리창에 부착되어 있다. 이처럼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의 양적완화 정책이 부동산의 불씨를 살려줄 수 있을까? 하는 물음에 끊임없이 의문이 들기도 한다. 이미 오를 때로 올랐고, 부동산 자금을 대줄 서민들은 더 이상 대출을 받을 수 없으며 투자할 돈이 없는 실정이다.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따라 움직이는 시장이라면 이제는 '수요'가 끝물에 도달했다는 사실적 방증이 더 신뢰가 간다.


거듭된 악재로, 서민경제도 박살이 났다. 전국 폐업률이 신고가를 경신중에 있고 자영업자들은 화폐 가치의 몰락과 살인적인 물가 상승과 임금 상승으로 두 손을 들며 항복하고 있다. 저렴한 임대료라는 '미끼'는 이제 더 이상 그들에게 통하지 않고 있다. 이처럼 상업 부동산의 몰락은 서서히 진행되고 있다. 그렇다면 주거지역의 부동산은 여전히 안전할까? 그리고 그 가격이 절대적 진리인 양 변하지 않을 것인가? 한 번쯤 스스로 의문의 물음표를 달아볼 시기가 도래했다고 생각한다.


불패했던 부동산의 위기는 우리나라에 영원히 없을 수도 있다. 국민의 대다수가 70%의 자본을 모두 부동산으로 소유하고 있다. 여전히 은행의 대부분의 마진을 담당하고 잇는 주택담보대출은 해마다 그 재원의 총량이 많아지고 있으며 국민의 대부분이 최소 5천만 원 이상의 부채를 지니고 있고 이 모든 유동성 자금들은 그동안 불패했던 '부동산'에 집중되어 있다.


한마디로 말해 부동산이 망하면 우리나라 경제가 망할 수 있다. 지난 1980년대 일본에 들이닥친 '부동산 버블' 덕분에 일본의 부동산 경제는 여전히 침체되어 있다. 만약, 한국의 부동산에 위기가 닥친다면 결과는 더욱 처참할 것이다. 그리고 부동산 몰락이 가져오는 파급효과는 결코 가늠할 수 없는 수준일 것이다.


물론 정부와 기업도 그냥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항시 염두하고 고민하며 새로운 정책과 법안들로 극복하려 노력할 것이다. 그래도 조심해야 한다. 최강대국 미국에서 2008년, 모기지론 사태가 발생할지를 누가 예측이나 했겠는가? 무한한 신뢰와 방심은 금물은 100% 실패의 원인임을 항상 잊지 말아야 한다.  


기업은 왜 이 시기에 유동성 자금을 확보하려 하는 것인가? 그리고 그 유동성 자금은 어디로 향하는 것인가? 그것이 향하는 곳이 부동산이 아님은 이미 저명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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