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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성인간 Oct 14. 2019

타인의 삶을 강요할 수 없다

최대한 나대로 사는 법

세계 최고의 권위를 가진 투자자 워런 버핏이 성공한 이유 중 유력한 한 가지는 그와 사고방식과 행동부터 남달랐던 친구, 찰리 멍거를 곁에 두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들은 철저히 서로의 삶의 가치와 사고방식을 존중했다. 서로를 위한 존중, 타인의 삶을 강요하지 않는 그들의 신념은 매년 주주들을 대상으로 하는 정기총회에서 주주들의 질문에 대답했던 답변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남을 바꾸려는 자와 결혼한 사람은 가장 불행한 사람입니다.’


맞는 말이다. 주변에 온갖 부정과 불평을 내뱉은 친구를 만나면 나 역시 심기가 불편해질 수밖에 없다. 타인 삶의 밥그릇 안에 담긴 음식들을 가지고 ‘맛이 있네, 없네’ 평가하는 행동은 최단시간 내 상대방 기분을 철저히 망칠 수 있는 방법 중에 하나다. 더욱이 비판하는 그 대상 자체가 비합리적이고 도저히 신뢰할 수 없는 대상이라면 그 거북한 감정은 배가 된다. 그렇기에 아마 오하마의 현인들은 타인의 삶을 강요해서는 안된다는 저런 명언들을 주주서한에 남긴 것은 아닐까?


나를 규정하는 사회 속에서 성장해가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때로는 충고와 조언이라는 명분 아래 그들의 밥그릇에 담긴 음식 따위를 먹어보지도 않고 평가했던 적은 없었는지 스스로 반성해본다. 객관적이지 않은 타인에 대한 평가가 지나치게 선을 넘게 되면 관계를 망칠 수도 있다. 보이지 않지만 합의된 적정한 거리 내에서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는 부분이다.


더군다나 경쟁이 최우선인 현대사회에서 타인의 삶에 대한 강요와 집착이 가속화된다. 가령, 친구가 자신의 인생의 틀 안에서 적당한 빚을 내어 집을 사거나 차를 사게 된 경우를 들어보자. 채무는 인생에 무조건적인 불안요소이자 인생을 망치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배 아픈 본성은 철저히 가린 채 걱정과 우려라는 포장지를 덧씌워 침을 튀겨가며 합리적 협박을 가한다. 미국 스탠퍼드 교수이자 세계적인 철학과 교수인 ‘르네 지라르’는 이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모방은 경쟁을 낳고 경쟁은 다시 모방을 낳는다.”


인간은 본연적으로 타인의 쟁취한 성과와 보상을 모방하고 싶어 한다. 남보다 더 좋은 차를 타고 싶어 하고 남보다 더 비싼 집에 살고 싶어 한다. 겉으론 비판하고 속으론 그들을 모방하고 싶어 한다. 예컨대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한 경쟁, 더 비싼 차를 구매하는 심리, 휴가철 값비싼 호텔에 머무르는 일상을 인스타그램에 꼭 올려야만 하는 그 심리. 모방은 경쟁을 부추기며 새로운 모방을 탄생시키고 이 모방은 또 다른 경쟁 대상으로 자리 잡는다.


사람들은 대부분 모방심으로부터 태어난 경쟁심 때 문에 삶 속에 불평과 불만을 채워가며 살고 있다. 때로는 심리적 안정감을 유지하기 위해서 혹은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타인의 성공을 비판하고 축소시킨다. 그 결과로 타인의 삶의 방향을 자신의 틀 안에서 해석하려는 심각한 오류를 범한다. 타인에게 자신의 삶의 방식과 방향을 강요하기도 한다.


삶은 각자의 목적과 사고방식의 결과로 행동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 행동이 비록 비합리적이라고 하더라도 타인에게는 지극히 합리적인 사고의 결말일 수 있는 가능성도 존재한다. 자신의 인생이기에 타인의 허락을 구할 필요도 없다. 만약 일이 잘못되어 타인에게 피해를 줬다면 용서를 구하면 그만이다. 최대한 나답게 살며 최소한으로 남처럼 살아가는 것. 곰곰이 따져보면 인생은 짧다. 광대한 우주 속 초록별 지구 안에서 허락된  나의 인생을  타인을 향한 모방심과 경쟁심이라는 잣대로 재나가는 어리석음을 더 이상 지속하지 말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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