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밑줄 2025.05.27
거기서 나는 위안을 찾았다. 손등으로 코를 훔치고 서가를 둘러보았다. 꽃에서 정성스레 추출한 향이 향수에 담겨있듯이, 책장에 꽂힌 책들에는 내 삶이 스며있었다. 나를 바람 맞힌 소개팅 상대를 기다리며 카페에서 읽은 <희미한 거울>이 보였다. 여러 번 읽어 두툼해진 <안나 카레니나> 도 있었다. 나는 <중력의 무지개>를 접어들었다. 책을 펼치자 글이 57쪽까지만 있고 그 뒤로는 없었다. 내가 읽다만 페이지에 아이스크림 막대가 꽂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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