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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강물처럼> 셸리 리드 지음, 김보람 번역

오늘의 밑줄 2025.02.05

by 공룡 잠자리 Mar 02. 2025
브런치 글 이미지 1

P 436

<흐르는 강물처럼>의 시작은 홀로 캠핑을 떠난 어느 여름날 저녁이었습니다. 그날 저는 고산지대의 들판에 놓인 나무 그루터기에 앉아서 먼 산 능선 너머로 천천히 넘어가는 태양과 그 주변을 둘러싸는 황금빛 석양을 감상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바로 앞 공터로 암사슴 한 마리가 폴짝 뛰어나오더니 얼룩무늬 새끼 사슴 한 마리가 어미 뒤를 따라 나왔습니다. (중략) 더 작은 사슴 한 마리가 어미 뒤를 뒤미처 나왔고, 앞선 둘에 뒤처지지 않으려고 무던히 애쓰고 있었습니다. 소설에 나오는 장면과 매우 흡사한 장면이었죠. 숨이 막힐 것 같았습니다.  (중략) 강으로 저녁 산책을 하는 사슴 가족이 무척 아름다웠지만, 앙상한 새끼 사슴의 모습에 가슴이 아프기도 하였습니다. 궁금했습니다. 어떻게 어미 사슴이 두 마리 새끼를 다 건사할 수 있었는지. 그 아름다운 장면에 감동받고 또 어미 사슴에게 깊은 동질감을 느낀 저는 곧장 일기장에 글을 써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땅거미가 지고 황혼이 드리우자 일기장을 한쪽에 치워두고, 다운재킷을 걸쳐 입고, 맨땅에 드러누워 밤하늘을 바라봤습니다.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던 별이 어느새 은하수를 이루자 나라는 존재는 한없이 작아졌고, 내 안은 경건함과 경이로움으로 가득 찼습니다. 그때 텐트로 들어가 밤새도록 글을 썼습니다. 버지니아 울프는 여성에게 글을 쓸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는 훌륭한 말을 했습니다. 홀로 떠나는 캠핑은 제가 야생 속 나만의 글쓰기 공간을 확보하는 방법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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