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우린 뒤로 걷고 있는 건지 몰라.
앨범
악마가 내게 물어
딱 한 가지의 소원을 들어주겠다.
대가는 지금 바로 죽는 것.
에이 누가 그런 거래를 하겠어-?
-
내가 내가!
내 소원은
내 팔이 닿은 모든 사물들
내 눈이 본 모든 풍경들
내 발이 걸은 모든 거리들
내 말이 닿은 모든 사람들
내 귀가 기억하는 모든 웃음들
전부
가장 아름답게 사진찍어
하나의 앨범으로 만들어
죽은 내 시체와 함께 놓아줘.
흘러가지 않고
부패하지 않고
잊혀지지 않는
그럴듯한 장소에 그럴듯한 모습으로
가장 의미있는 죽음이라고
모두가 그렇게 말할 거야
보라구-
저 악마도 웃지 않잖아?
마지막에
네 눈이 감기기 전에
나보다 더 그럴듯한 소원을
말할 수 있다면
꽤나 소중한 것들을
만들어 둔 것 같은데-
우리 모두 그럴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어?
아직 마지막이 아니라고 안심하지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