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발자국

우리가 앞으로만 가는 이유

by 한글풍선


발자국


냉랭한 창 밖으로

비가 오고 눈이 오는 날엔

어디로든 걷지 않았다.


행여 날이 맑아

후회로 젖은 신발들이

꺼스름하게 전부 마른 날에도

오로지 아스팔트 길만을 걸었다.


너무 그립고 못견뎌

행여 흙 위로 걷는 날엔

결코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모나게 난 발자국들이

어느새 덮여있을까

추억이고 인연이라며 남긴 것들이

어느새 잊혀져 있을까


그게 두려워 오늘도

우리 걸은 길에 발자국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