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버스정류장

얼마나 걸어야-

by 한글풍선


버스정류장


아직 정류장에서 춤추는

낙엽들은 쓸려가지 않았다.

투명하지 못한 유리 틈 사이로

내년이 되고 새로운 죽음이 와도

너희는 계속해 춤추고 있겠지.


네가 있을리 없다는 건 안다.

그래도 난 네 걸음걸이를 기다리고

기사 아저씨의

얼른 타세요- 라는 호령이 들리면,

그때야 버스에 올랐다.


762번

이제는 그마저 읽지 못해

267번?이라며 버스를 기다리지만

삑-

어제와 같은 카드의 아우성에

나는 또 다시 너를 기억해버렸다.


한적한 버스에

기어코 앉지 못하는 이유는

이제는 내려야할 때라는 걸

이곳엔 종점이 없다는 걸 알아서 일까,

낙엽을 줏으며 지저분해진 손이

무자비한 빨간색 괴성으로

천천히 움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