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모래성

나를 기억할 수 있을까

by 한글풍선


모래성


드디어 만났어

억겁의 여행을 건너

우연히 보았던

나와 같이 상처입은

초라한 모래알을 만났어,

너를 만났어


이슬 맺힌 고드름처럼

날카롭고도 시린 바닷물이

우리를 밀어내도

이제 놓치지 않을 수 있어,

너를 잡을 수 있어.


조금씩 열리는 상처로

우리가 내보내는 물은

결코 차갑지도,

마시지 못할만치 짜지도 않을거야.


나는 드디어- 드디어,

너를 만나 무언가가 되었어,

기억할 수 있는 누군가가 되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