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

풍경의 여행

by 한글풍선

참새


비를 마신 흙향기

순간을 다듬는 길고양이들

아름답게 죽어가던 작은 생명들

나는 그 모든 걸 여행했다.


갈라진 구름의 틈새에도

추위에 떠는 새끼 곰의 눈동자 위에도

너희의 자리는 없었다.

나는 너희를 모른 채 여행했다.


우리에게 순환은

달력이나 24시간따위가 아니었다.

단지 정당한 허기가 오고

때맞은 햇빛이 피고 질 때

우리의 여행은 흘러갔다.


졸음을 못이긴 나뭇잎을 쓰다듬는

찰나의 사슴들,

찰나를 노려보는

흰 눈위의 늑대들,

의미를 주기위해

지켜보는 나무들.

.

.

우리는 너희의 풍경이 아니다.

.

.

내 가벼운 뜀은

수많은 죽음을 알리러 가는 길.

내 한없이 작은 날개짓은

다음 죽음을 안아주러 가는 길.


그러니 결코 우리는

너희의 풍경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