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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승 Feb 07. 2021

2년 차 신입, 내부 추천으로  외국계 면접 보기

시총 10위 대기업에서 외국계 스타트업으로 이직하기

첫 입사 후 6개월 간 오프라인 매장 관리를 담당을 하며 정말 별의별 사람을 만났다. 뜬금없이 밤 9시에 전화를 걸어와 지금 너무 화가 나니 본인 앞에와 무릎을 꿇으라는 K매장 부점장, 매장에 로쓰(분실)가 많은데 내 영업 비용으로 메꿔줄 수 있냐던 A매장 점장, 우리 브랜드 물건을 너무 많이 입고시켜 일 손이 부족하니 제품 진열을 해달라던 S매장 플로어 매니저 등


전화로 문자로 날 괴롭히던 그 사람들은 내가 속 없는 사람처럼 허허 웃으며 눈 앞에 나타나면 겸연쩍게 웃으며 진심이 아니었다고 말하며 믹스 커피를 타주며 이런저런 세상 사는 얘길 하곤 했다.


조상님들 말씀은 틀린 게 없다. 인간은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




그 이후 온라인 세일즈 부서로 발령이 났고 국내 16개 이커머스 플랫폼을 담당하게 되었다. 그중 E사의 A엠디는 당시 우리 회사 내에서 꽤 유명했다. 선임은 그분은 전임자들을 이유 없이 싫어하는 사람이라며 괜히 힘 빼지 말고 다른 플랫폼에 집중하는 게 좋을 것이라 조언해주었다.


어떤 분인지 궁금했다. 나는 삼고초려(?)를 한 후에야 그분을 대면할 수 있었다. 그 이후에 별다른 일이 없는 날에도 사무실 근처라며 몇 차례 뻔뻔하게 연락을 드린 후에 나는 그의 진심을 들을 수 있었다.

 '거기 회사 사람들 온라인을 너무 몰라요. 너무 뻔해. 여긴 Fun 해야 돼요. 내가 수 없이 말해도 그때뿐이지.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어요. 무슨 말을 더 하고 싶겠어요.'


그날 우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얘기를 주고받았다. 약 두 달 후 E사와 우리 브랜드의 단독 상품을 론칭했다. 물론 매출의 각도로 봤을 때는 성공했다고 보긴 어려웠지만 그 상품은 며칠 동안 E사의 최상단 페이지에 노출되었고, 인터넷 뉴스로도 보도되었으며 내부적으로도 브랜드사와 플랫폼사 콜라보의 좋은 예라며 칭찬을 받았다.


매니저님, 우리 옆 팀에서 사람 뽑는데 한번 지원해볼래요? 제가 추천할게요.


엠디님의 갑작스러운 제안이었다. 무조건 콜이었다. 팀장님께는 급한 일이 있어 오후 반차를 쓰겠다고 말씀드리곤 곧장 면접을 보러 갔다. 사원증에 잉크도 마르기 전이었던 난 놀라울 것도 없이 2차 면접에서 떨어졌다.


지금 돌아보면 아무것도 모르는 2년 차 신입사원인 내가 1차 면접을 통과할 수 있었던 이유는 실무자의 내부 추천을 받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 면접은 내가 외국계 IT회사에서 일하고 싶다는 꿈 꾸게 되는 시발점이 된다.







*그 이후로 난 E사의 공식 홈페이지 내 채용 공고를 통해 수 차례 이력서를 제출했으나 단 한 번도 서류통과를 하지 못했다. (최소 5회 이상)

*외국계 회사는 내부 추천을 통한 입사가 빈번하다.(심지어 추천인에게는 보상도 준다. 하지만 막상 내가 누군가를 추천하려고 보니 이게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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