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거기, 배시시 웃음짓는 너희들. 너희가 무슨 생각하는지 부디 말하지 말아줘. 마지막 힌트! 아줌마는 있고 아저씨는 없는 것. 뭐게?
맞아. 받침이야. 설마, 이상한 생각한거 아니지?
많은 사람들이 이 퀴즈를 들으면 선생님이 왜 저러나, 배시시 묘한 미소를 지어. 아마 우린 다 알거야. 같은 생각을 했다는 걸 - 하지만, 차마 말로 꺼내기는 좀 그래서 므흣만 눈맞춤만 지었지. 그치? 남녀의 다름은 묘한 퀴즈도 만들고, 애타는 사랑도 만들고, 두근거리는 설렘도 만들고, 날 좋아하나 안하나 간질이는 썸도 만들어. 물론 신체적인 접촉도 포함한단다.
하지만 야동, 그러니까 야한 동영상은 남녀의 다름으로 시작하는 무한히 많은 이야기 중 딱 일부, 아주 단편적이고 지엽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어. 사람들의 섹스를 동물들의 짝짓기처럼 본능적인 행위로만 보는거야. 현실에서는 볼 수 없는 괴이한 상황도 많단다. 야동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야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에 그래. 목표는 단 하나, 자극이지. 야한 동영상 한번 보면 잘 잊히지가 않잖아. 얼굴이 빨개지고 궁금하고 도대체 저 다음엔 무슨 일이 벌어질까 궁금하고, 그래서 어른들 몰래 찾아보기도 했어. 아이는 모르는 어른들만의 세계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어른이 되면 다 저럴 줄 알았어.
야한 동영상에서는 남자와 여자가 등장하기만 하면 신체적 접촉이 시작돼. 심지어 길가다가 본 모르는 사람이 만져도 좋아해. 현실로 돌아와서 생각해봐. 지나가는 사람이 갑자기 나를 만져. 야릇하고 기분이 좋을까? 경찰에 신고는 당연하고 모든 이성이 나쁜 사람으로 보이거나 길에 혼자 돌아다니기도 어려울 만큼 움츠러 들기도 할거야. 정서적인 교감이 전제되지 않은 신체접촉은 기분을 언짢게 한단다. 야한 동영상과 다르지? 야한 동영상은 비정상적인 접촉을 좋은데 싫어하는 척 하는거라고 믿게 만든단다. 신체접촉 그 전에 있던 정서적 교감과 맥락은 모두 삭제하고 오로지 행위만 남겨서 그래.
그럼 그 행위 자체는 조건 반사적으로 좋을까? 우연히 온라인 게시판에서 야한 동영상 촬영 장면을 봤어. 둘만의 내밀한 이야기를 몰래 훔쳐보는 듯해서 부끄러웠는데, 촬영장에는 스태프가 정말 많더라. 드라마의 촬영과 똑같이 큐 사인이 떨어지면 연기를 하고, 카메라가 꺼지면 멀뚱멀뚱 쳐다봐. 행위가 조건 반사적으로 좋은거라면 카메라가 있던 없던 신체접촉만으로 배우들이 흥분하고 좋아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거야. 사람은 자판기처럼 입력하는 대로 반응하지 않아. 좋아하는 사람과 눈만 마주쳐도 찌르르 가슴이 뛰기도 하고, 그렇지 않는 사람과는 단둘이 좁은 공간에 있어도 빨리 나가고 싶기만 하겠지.
너희가 야동이 사랑이라고 배울까봐 걱정이 돼. 희롱을 사랑의 표현으로 오해할까봐 안봤으면 좋겠어. 자극에 약한 너희의 말랑말랑한 뇌에 야동이 먼저 새겨져 사람과 사람 사이의 따뜻한 유대감을 모르고 지나갈까 아까워. 동물들도 번식기가 되었을 때 고르고 고른 상대와 짝짓기를 한다는데 '사랑'이라는 감정을 아는 사람은 더 더 많은 걸 생각하겠지. 야동에서 생략된 여러 감정을 너희가 현실에서 발을 딛고 배웠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