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빈브라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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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빈브라더스'
최근 인터넷에서 ‘진짜 커피와 가짜 커피’에 대한 이야기를 발견했다. 평일 출근길에 생명수처럼 마시는 커피는 가짜 커피고, 주말에 여유롭게 나와 마시는 커피는 진짜 커피라는 것. 이 글은 많은 사람의 공감을 자아냈다. 나도 함께 고개를 끄덕이다 문득 의문이 들었다. ‘평일에도 진짜 커피를 마실 순 없을까?’ 가짜 커피로 여는 나의 하루가 어쩐지 시큰둥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미라클 모닝 도전해보기, 아침에 운동하기 등 거창한 계획을 세워보았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결국 아주 사소한 것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매일 하던 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부터 말이다. 그건 바로 ‘아침에 먹는 커피 바꾸기’였다.
아침마다 누군가 정성 들여 내린 커피를 마시는 것만으로도 하루를 잘 여는 기분이 든다. 합정역에 위치한 빈브라더스에 방문하게 된 것도 그 이유에서다. 생두 구매부터 로스팅까지. 커피 한 잔을 만들어 내기 위한 모든 단계에 진심이 담긴 곳. 우리에게는 작고 사소한 커피 한 잔의 변화이지만, 미소 짓는 커피 맛을 만들기 위해 그들이 어떤 노력을 거쳐왔을지 궁금해졌다.
빈브라더스는 2011년 커피 유통업에 막 뛰어든 청년 창업가들에 의해 시작되었다. 수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품질 좋은 커피를 만들어냈으나, 영업에는 매번 실패했다. 아무리 훌륭한 커피라도 찾아오는 사람이 없으면 안 되는 법. 그들은 이유에 대해 파고들었다. 이윽고 고객들이 커피를 직접 접하기 전까지는 커피의 가치를 알아보기 어렵다는 점을 깨달았다. 그리고 2013년 커피 구독 서비스를 만들어 냈다. ‘커피 경험’이라는 획기적인 관점은 곧장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왔다. 어느새 수만 명의 구독자와 함께하고 있다. 빈브라더스는 그들의 고민과 사람들의 경험이 만들어 낸 하나의 커피문화 자체인 셈이다.
그 커피문화는 빈브라더스 합정점의 공간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커다란 입구, 매장 한가운데의 커다란 커피 바, 2층까지 뻗어있는 높은 천장까지. 마치 하나의 커다란 커피 공장에 견학 온 듯하다. 그중에서 주목해야 할 건 바로 한가운데 있는 커피 바다. 주문과 음료 제조 모두 이곳에서 이루어진다. 물론 앉기도 가능하다. 정갈하게 놓인 머신과 드립 커피를 위한 도구들 사이로 바리스타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커피 바의 진짜 매력은 어느 각도에서나 커피 만드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거다. 내가 마실 커피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직접 보고, 기다리는 일. 이 모든 과정이 고객들에게 커피 경험으로 다가온다. 음료를 주문한 후 쿠폰을 함께 받았다. 쿠폰에 찍힌 바리스타의 이름이 빈브라더스의 커피에 대한 자부심을 더욱 견고히 만들어주는 듯했다.
빈브라더스의 정성 들인 커피를 만나는 순간 일상은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했다. 조금 더 맛있는 만족감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싶다는 것. 이러한 생각들이 다시 빈브라더스로 발걸음을 옮기게 한다. 노력이 닿아 만들어진 자그마한 일상의 변화를 느낀 사람들이 다시 모여 커피 커뮤니티를 이뤄내리라 생각한다. 바로 여기 빈브라더스에서 말이다.
insta @h.dall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