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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은돌 Oct 12. 2023

생각에 대한 생각

생각은 어디서 올까?

글쓰기를 하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문득 이런 생각들은 어디서 오는 걸까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나의 생각은 나의 생각일까? 왠지 의심스럽다. 내가 살아오면서 경험한, 배운, 읽은 무엇으로부터 파생되고 편집된 것이 아닐까?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생각을 떠올릴 수 있을까?


만약 내가 과거에 어디선가 경험하고 체득한 그 무엇이 지금 생각의 뿌리라면 그때 그것을 나의 생각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 아닐까?


과거에 경험하고 배운 학습의 결과가 결국 나의 생각이라면 많은 데이터를 학습해서 문장을 만들어 내는 생성형 AI와 뭐가 다르지.


어떤 것을 듣거나 볼 때 순간적으로 떠 오르는 생각과 느낌조차 사실은 겹겹이 쌓아 올려진 인식의 틀 안에서 치환되어 떠오르는 생각일 것이다.


그 생각들은 아마도 내가 세계를 인식하고 이해하는 사유의 틀 또는 편견과 아집을 거쳐서 나에게 온다.


그렇게 생각하면 메타인지란 아예 애초부터 불가능한 시도이고 사유일 수 있다. 생각의 주체가 객체가 되어 주체를 생각할 수 있을까?




자신의 필터링을 거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보고, 객관을 사유할 수 있는 경지. 분별심을 내려놓은 경지. 그런 경지는 생각만 해도 아득하다.


플라톤의 이데아와 미메시스. 부처의 색즉시공 공즉시색. 장자의 호접지몽(胡蝶之夢)


주체와 객체. 주관과 객관의 경계. 생각과 모방에 대한 사유들이다.


어려운 주제다. 생각을 생각하니 머리만 더 복잡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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