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고요한 시간, 나와 대화하는 법

by 힐러베어

고요한 시간, 나와 대화하는 법

조용한 저녁은 나 자신과 마주하기 좋은 시간이다.
아직 세상이 다 깨어나지 않은 새벽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늘 바쁘게 살아간다.
할 일에 치이고, 사람들의 기대에 답하느라 정작 내 마음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는 놓치기 쉽다.
무엇이 진짜 나의 바람이고, 어떤 것들이 나를 힘들게 하는지 잘 모른 채로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래서 저녁이든, 새벽이든
잠시 멈춰 고요히 나와 마주 앉아
내 마음이 들려주는 소리에 귀 기울이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


오늘도 오전은 정신없이 지나갔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숨 돌릴 틈이 없었고,
오후엔 본격적인 업무에 더해 신입사원의 일을 함께 챙기다 보니 더 분주했다.
하루가 어떻게 흘렀는지도 모르게 지나갔다.


많은 사람들이 새벽에 글을 쓴다고 한다.
그 고요한 시간에 마음의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익숙하다고.
하지만 나는 아침에 일어나는 일이 쉽지 않다.
그래서 주로 회사에서, 혹은 퇴근 후 집에서 글을 쓴다.


신기하게도 글감은 오히려 회사에서 더 많이 떠오른다.
고통의 순간이 더 많아서일까.
마음이 무겁고 복잡할수록, 그것을 글로 풀어내고 싶어진다.
어디론가 흘려보내야 견딜 수 있으니까.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만남은

자기 자신과의 만남이다.

-안톤 체호프-


글을 쓰고 나면
그 일들이 마치 내 일이 아닌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그렇게 두렵고 무겁게 느껴졌던 순간들이
사실은 견딜 수 있는 일이었고, 지나갈 수 있는 시간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가끔은 글을 쓰느라 업무에 지장을 줄 때도 있다.
하지만 나는 이 시간을 통해 다시 일할 힘을 얻는다.
고요히 나와 마주 앉아 마음을 다독이는 이 시간이,
나에게는 숨을 고르는 숨구멍 같은 것이다.


아직 수많은 글을 써오진 못했지만
힘든 순간마다 남겨둔 글들은 내 안 어딘가에 머물러 있다.
그 글들이 내 잠재의식 속에서 작게나마 방향을 잡아주고,
비슷한 어려움을 지혜롭게 지나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래서 말하고 싶다.
이 글을 읽는 누군가에게도,
가볍게라도 글을 써보기를 추천하고 싶다.


하루의 슬픔이나 아픔을 글로 남겨보자.
생각보다 큰 위로가 되고, 마음이 한결 가벼워질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시간을 통해
내가 정말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
지금 내가 가고 있는 길이 맞는지를 돌아볼 수 있다.


결국 내가 잘하는 일,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은
다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으니까.


내 글이 곧 브랜드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희망이 보이지 않아도, 내가 가야 할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