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회사에 모든 걸 쏟고 지친 당신에게

레버리지 하고 계십니까?

by 힐러베어

오늘도 글을 쓰기 위해 책을 펼쳤다.
글감이 떠오르지 않을 땐 독서만큼 좋은 자극도 없는 것 같다.

오늘 읽은 책은 『부의 통찰』. 그중에서도 ‘에너지 관리’라는 챕터가 유독 마음에 걸렸다. 이 부분을 읽으며 나 자신에게 질문을 던졌다. 나는 지금, 내 에너지를 어디에 쓰고 있는가?

나는 중소기업에 다니며 꽤 오랜 시간을 보냈다. 그 시간 동안 수많은 선배들의 퇴사를 지켜봤고, 후배들의 이직과 떠남도 여러 번 겪었다.

그들의 행동을 보며 '굳이 저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하고 생각한 적도 있었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들은 모두 어떤 방식으로든 회사에 레버리지 당하고 있었던 것 같다.

나 또한 다르지 않았다. 회사가 전부인 삶, 그 안에서 모든 의미를 찾으려 했던 시간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씩 생각의 방향을 바꾸려 한다. 회사라는 구조 안에 나를 가두기보다는, 그 바깥에서 나를 지키는 방법을 고민하는 중이다.

그 변화의 출발점이 된 것이 바로 글쓰기다. 요즘 부쩍, 글을 통해 내 감정과 삶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무언가를 활용한다면 그것을 레버리지한다고 한다.

타인의 목표를 위해 내가 활용된다면 레버리지 당한다고 한다.

<부의 통찰> 부아C


최근 나는 내 에너지가 어디에서 낭비되고 있는지를 유심히 들여다보게 됐다.

브런치에 글을 올린 후, 나는 어느새 조회수에 집착하고 있었다. 글을 쓰고 난 뒤 조회수를 확인하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쓰고, 그 숫자에 따라 기분이 오르락내리락하는 나를 보며 스스로도 조금 당황했다. 누군가는 주식 시세를 들여다보듯, 나는 조회수를 들여다보고 있었던 것이다. 이건 분명 에너지 낭비였다.

또한 생각이 많아지면 마음이 무거워지고, 우울감도 깊어진다. 운동을 하면 조금 나아진다는 걸 알지만, 추운 날씨나 귀찮음에 쉽게 무너진다. 그나마 요즘은 검마사 님과 함께 100일 챌린지를 시작하면서 억지로라도 몸을 움직이고 있다. 이 작은 실천이 내 감정을 붙잡아주는 버팀목이 되고 있다.

성공하고 싶은 욕망 역시 내 에너지를 삼키는 요소 중 하나다. 더 잘되고 싶고, 더 인정받고 싶다는 마음이 지나치면 오히려 방향을 잃는다. ‘무엇을 할까’보다 ‘왜 잘 안 되지?’에 더 많은 에너지를 쓰고 있다는 걸 느꼈다. 욕망이 클수록 기대도 커지고, 실망도 커지기 마련이다. 결국 그렇게 얻은 성공은 내 안에서조차 만족스럽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때때로, 회사에서 ‘본전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적당히만 하자’는 생각이 지나치면 일의 의미를 놓치게 된다. 이도 저도 아닌 태도 속에서 일은 지지부진하고, 에너지는 더욱 빠져나간다. 차라리 확실히 할 땐 하고, 쉴 땐 쉬는 게 낫다. 그게 에너지를 지키는 길이다.

나는 지금, 에너지를 소모하면서도 나를 채우는 방식에 대해 배워가고 있다. 꼭 전투적으로 열심히 살아야 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나를 소모시키는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경계할 필요는 있다.

내가 내 삶의 주도권을 쥐고 있느냐, 혹은 어딘가에 끌려가고 있느냐는 결국 내 생각과 선택에 달려 있다.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꼭 필요한 곳에, 나를 위한 곳에, 에너지를 더 많이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오늘도 그렇게, 글을 쓰며 나를 다시 다잡는다.


내 글이 곧 브랜드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중소기업은 진짜 싫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