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진 Aug 25. 2024

가끔 가족이란 너무 어려워

 가장 가까이에서 나를 보는 사람들. 그래서 종종 나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을 거라 착각하는 존재들. 가끔은 너무나도 밉기도 하지만 결국 사랑할 수밖에 없는. 그래서 너무 어렵다.

 이번에 오랜만에 강원도로 가족 여행을 다녀왔다. 너무나도 즐거운 시간이었는데, 이틀 째 저녁 밥상을 차리는데 동생이 나에게 소리를 질렀다. 앞을 막고 서 있다고 말이다. 나는 순간 벙 쪄서 아무 말도 못 했다. 그리고 곱씹어 동생의 그 행동을 생각했다. 갑자기 서러워졌다. 요즘 회사 생활로 힘들어하는 걸 알기에 나도 많이 참아주었는데, 나에게 소리를 지르다니. 순간 눈물이 왈칵 나는 것이다. 한데 그러면서도 내가 수면제를 막 먹고 응급실에 가있는 다섯 시간 동안 아무 말 없이 병원에서 나를 기다려주고, 링거를 다 맞은 나를 집까지 데려다준 적도 있는 착한 아이이기도 했다.

 엄마와 아빠도 그렇다. 나이 들어가는 모습이 안타깝다가도 너무 귀엽고, 과거에 나에게 상처 준 모습들을 떠올리면 밉기도 하고. 아, 가족 참 어렵다. 사랑만 하고 싶은데, 도무지 그게 안 된다.

작가의 이전글 10년 만에 해 보는 것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