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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장장 Aug 23. 2021

005.후지 록페스티벌, 라이브!

 약속이 없는 휴일도 여지없이 일찍 일어난다. 침대에 누워 있는 시간은 별로 길지 않다. 화장실에 갔다가 몸무게를 재고 물을 마신다. 옷을 갈아입고 아침을 준비한다. 

 

 어제 미리 녹여둔 레토르트 순댓국을 냄비에 부었다. 미리 불려놓은 당면을 꺼내놓고, 약간의 파를 썰었다. 냉동된 밥을 렌지에 돌렸다. 국이 끓고 밥을 기다리는 사이 순댓국과 먹으면 어울리는 부추 겉절이를 만들었다. 부추를 씻어 썰고, 1/4 남은 양파를 얇게 채 썰었다. 액젓과 식초, 간장, 설탕을 곁들여 가볍게 무쳤다. 이걸로 아침 준비 완성, 밥을 먹으면서는 일본 드라마를 봤다. 근래에 일본어를 쓸 일이 없고 친구들과도 간혹 메시지를 주고받는 게 전부였다가 얼마 전 영상 통화를 하는데 충격받을 정도로 일본어를 많이 잊어버렸단 걸 깨달았다. 그래서 일부러라도 챙겨보는 일본 드라마. 지금 보고 있는 일본 드라마는 별로 길지 않아서, 왠지 긴 드라마는 잘 보지 않게 된다, 한 화를 보며 밥을 다 먹고 나면 바로 설거지를 한다. 설거지가 쌓여 있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설거지를 정리하고는 청소를 한다. 오늘은 기름이 튀는 메뉴가 없으니까 청소기만 돌렸다.  


 비가 내려서 빨래는 다음 주말로 미루고 지난주 친구가  줬던 향을 피운다. 달달한 향이라고 하는데 생각보다 담백하다. sns에 쌓인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사람들의 이야기, 미처 못 챙겨본 영상들을 보다 가득 쌓인 시사인을 집어 들었다. 벌써 몇 달 지난 뉴스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이슈도 있어 씁쓸했다. 광주의 건물 붕괴와 산업재해를 당하는 하청노동자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 있었다. 


 유튜브 채널을 이리저리 검색하다 우연히 후지 록 페스티벌이 열리는 채널이 보였다. 그러고 보니 얼마 전에 코로나 확진자가 폭발하고 있는 일본에서 후지락이 열리는 게 맞네 아니네 하던 트위터 글을 본 기억이 났다. 나오는 뮤지션들을 잘 몰랐지만 큰 공연장과 가득한 사람들을 보는 것이 과거의 것이 아니라 지금 현재라는 것만으로도 힘이 나서 영상을 화면 가득 채웠다. 세 개의 채널로 무대를 보여줘서 타임테이블에 따라 쉼 없이 라이브가 열리고 있었다. 틀어놓고 시간이 지나자 아는 뮤지션이 나와서 반가웠지만 평소라면 취향이 아니라는 이유로 다른 채널을 봤을 MISIA 였다. 들썩이는 사람들, 하지만 환호는 없었다. 아마도 방역의 이유였지 않았을까? 한국에서도 공연할 때는 환호, 함성은 금지된다고 하던데 그런 건지 아니면 객석에 마이크를 설치하지 않아서인지 잘 모르겠지만 큰 환호는 들리지 않았다. 한참을 열창한 후 마지막 곡을 앞두고 있었다. 


 코로나 이 새끼야아아아아아!!! 


 잘못 들었나? 나의 일본어... 제대로 들은 거 맞아? 하고 의심할 정도로 강력한 외침이었다. 공연을 앞두고 어떤 멘트를 할까 준비를 많이 했다는 MISIA는 이런 목소리가 나올지 몰랐다며 본인도 머쓱해할 정도로 거칠게 갈라지는 목소리로 외쳤다. 그리고 부디 모두 건강히 잘 지내길 바라며 마지막 노래를 소개하고 불렀다. 바로 얼마전에 나온 신곡으로, 코로나 시대 어둡지만 희망을 가지고 노래를 부르자는 가사였다. 마음이 울렸고, MISIA의 노래를 다시 듣게 되었다. 기회가 된다면 가사를 번역해서 올릴 예정이다. 


 MISIA うたをうたう


https://youtu.be/3ec5x_3yx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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