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를 회피의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지는 않은가
오늘 아침 <일의 격>을 읽으면서 든 3가지 생각.
1. 독서를 회피의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피곤해서 아침에 눈 뜨기 쉽지 않았고, 눈은 떴으나 좀 더 누워있고 싶었다. 그럴 때면 침대에 누운 채 협탁으로 손을 뻗어 전자책을 읽었다. 물론 다시 잠에 빠져든 적도 꽤 있다. 요즘은 자기 계발서나 지식 습득을 위한 책보다도 소설이 그렇게 재밌다. 읽고 싶은 책은 또 왜 그렇게 많은지. 독서가 나쁘다고 말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독서 뒤에 숨어서 '해야 하는데'하고 마음먹은 것들을 미뤄왔다. 이 사실을 최근에 자각하고 외면하던 중 오늘 책에서 만난 문장에 조금은 혼나는 느낌이었다.
자신이 바쁘다면 스스로에게 물어볼 필요가 있다. 내가 진짜 중요한 일에 바쁜가? 아니면 그것을 회피하기 위한 쉬운 일을 하면서 이게 그 중요한 일에 도움이 될 거야라고 스스로를 합리화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신수정 <일의 격> p. 94
이렇게 매번 책을 읽고 기록해야겠다 생각한 것도 사실은 book smart로 남지 않으려는 일종의 발버둥이다. 활자를 읽는 찰나에 내 머릿속에 들어온 생각들이 좀 더 선명해지면 좋겠다는 생각에서였다. 나를 위해서. 내 머릿속을 둥둥 떠다니던 것들이 글로 표현되었을 때 내가 지금 뭘 힘들어하고, 뭘 고민하고, 뭘 지향하는지를 더욱 잘 파악하기 위해서.
2. 융합, 내가 가진 경험과 지식 중 무엇과 무엇을 연결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을까?
이건 예전에도 한번 고민하던 주제인데 현생에 치여서 잊고 살고 있었다. 늘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은 문제는 너무도 쉽게 뒷전으로 밀린다. 시간을 두고 진지하게 고민해 볼 문제다. 지금 머릿속에 떠오르는 키워드는 여행, 요가, 영어, 스페인어, 기획, 교육, 그림 & 디자인, 독서, 글쓰기, 건강한 식습관 정도. 더 있을까? 무엇을 융합했을 때 가장 나답고 내 색깔을 잘 나타낼 수 있을까?
3. grit, 어떻게든 지루함을 즐거움으로 바꾸어 지속하는 힘을 길러야겠다.
강렬한 호기심에 지속하는 힘이 더해지면 비범해진다. 지금 내가 배양해야 하는 것은 지속하는 힘, 곧 지루함을 견디는 능력이다. 무엇을 함에 있어서 내게 스마트한 일 처리와 효율성은 중요한 요소이다. 하지만 지금은 이 둘을 조금은 내려놓고 견디는 연습을 좀 해야겠다. 9월 말부터 휴일 없이 매일 일해온 지 15일, 딱 보름이 지났다. 앞으로 스트레이트로 15일 더 남았다. 오늘은 꽤 피곤해서 침대로 다시 기어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너무도 굴뚝같다. 오늘은 생각을 정리하는 글을 쓰지 말까도 생각했는데, 키워드라도 짧게 적어보자고 시작한 것이 그래도 이렇게 이어지고 있다.
일단 하기.
거창하게 말고, 부담 가지지 말고, 만만해 보일 만큼 작게 쪼개서 횟수 늘리기.
작은 성공을 통한 성취감 맛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