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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의견과상념 Jan 09. 2024

빨간 조명 아래 가득한 거친 숨소리

Barry’s Bootcamp (배리 부트캠프), 과연 어떤 운동일까

 오늘도 어김없이 ‘뉴요커의 피트니스 클래스 뽀개기’라는 브런치 북 취지에 걸맞게 또 다른 뉴욕의 피트니스 클래스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지난 두 편에서는 유산소 운동 끝판왕인 소울사이클과 복근 및 속근육 운동 끝판왕인 솔리드코어를 소개했었는데, 오늘 새롭게 소개할 운동은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 소위 HIIT (High Intensity Interval Training) 클래스로 분류되는 Barry’s Bootcamp (배리 부트캠프)이다. 배리 부트캠프보다는 빌리 부트캠프가 익숙한 나지만, 놀랍게도 배리 부트캠프 역시 빌리 못지않게 역사가 오래된 운동이다. 소개 페이지에 따르면 LA에 첫 스튜디오를 오픈한 게 1998년이라고 하니,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에 신드롬을 일으켰던 빌리 부트캠프와 대략 연배가 비슷하다. 하지만 긴 역사와 무관하게 배리 부트캠프는 가끔 프로모션으로 제공되는 공짜 클래스가 아닌 이상 굳이 다시 찾진 않게 되었다. 클래스의 빨간 조명 아래에서 거친 숨소리를 내뱉으며 느꼈던 배리 부트캠프에 대한 개인적인 단상과 클래스의 대략적인 진행방식을 소개해보겠다. 



1. 반은 유산소, 반은 근력운동


 배리 부트캠프에서 체크인을 하면 우선 '조'가 배정된다. 클래스의 가장 도드라지는 특징은 전체 클래스가 반으로 나뉘어 진행된다는 점인데, 전체 인원을 반으로 나눠서 반은 러닝머신 위에서 유산소로 클래스를 시작하고 나머지 반은 근력운동으로 시작한 뒤, 클래스 중간 지점에서 서로 바꿔서 나머지 부분이 진행된다. 즉 전체 클래스가 50분이라면 25분간은 러닝머신 위해서 러닝을 하고, 나머지 25분간은 그날의 운동 부위에 따라 덤벨을 이용한 근력운동이 진행되는 식이다. 


 여기서 첫 번째 애로사항이 등장했다. 강사님은 한 명인데 클래스가 반으로 쪼개어져 진행되기 때문에 강사님이 외치는 각종 전달사항이 내가 속해있는 그룹과 반대쪽 그룹 중 어떤 그룹을 향한 건지 정확하게 파악이 어려웠다. 


 뭔가 쉬지 않고 계속 말씀하시긴 하는데 이게 러닝머신을 뛰고 있는 그룹에게 속도를 올리라고 하는 건지, 덤벨 운동을 하고 있는 그룹에게 반복속도를 올리라는 건지 구분이 쉽지 않았다. 그러다 보면 눈치껏 옆사람을 보고 따라 하게 되는데 옆사람도 나처럼 따라 할 사람을 찾아 두리번거리고 있었던 경우가 심심찮게 있었다. 


스튜디오 전경. 왼쪽은 근력운동 존, 오른쪽은 유산소 존으로 이렇게 두 그룹으로 나눠서 클래스가 진행된다.


2.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근력 운동 세션


 근력운동을 하는 동안은 다른 피트니스 클래스와 마찬가지로 강사님의 설명 혹은 시범이 진행된다. 하지만 50분 클래스가 두 부분으로 나뉘어 진행되고 그 안에 트랜지션 시간 (유산소와 근력 그룹이 서로 바꾸는 시간)까지 포함되어서, 자연스럽게 근력 운동이 상당히 빠른 페이스로 진행되었다.


 그러다보니 시범시간 또한 충분하지 않은 느낌이었다. 보통 특정 부위를 타깃 하는 여러 가지 동작이 반복되는데, 강사님이 두 그룹을 통해 이런저런 설명을 전달하는 와중에 시범을 짧게 보여주다 보니 이 덤벨을 들고 덤벨컬을 하라는 건지, 해머컬을 하라는 건지 (참고로 덤벨컬과 해머컬은 덤벨을 잡는 방식이 달라 이두에서 자극되는 부위가 다르다) 한 번에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근력 운동은 자세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덤벨컬을 할 때 승모근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방법’ 등의 주의점도 함께 전달되어야 된다고 믿는데, 몇 번의 속성 시범만으로는 그런 점들이 충분히 전달되지 않았다. 


 이런 식으로 선생님이 각 존을 돌아다니면서 여러 가지 전달사항을 이야기한다. 다만 그게 어떤 그룹을 향한 건지 헷갈릴 뿐...


3. 클래스를 가득 비추는 빨간 조명 


 뉴욕의 각종 운동 클래스들은 조명을 활용해 정체성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솔리드코어의 파란 조명, 소울사이클의 노란 조명) 배리 부트캠프 또한 위에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그들의 시그니처 색인 빨간색을 이용한 조명이 스튜디오 전체에 어둡게 깔려있다.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일 수도 있지만 50분 내내 어두컴컴한 빨간색 조명 아래에서 운동하는 것이 집중을 하거나 에너지를 끌어올리기에 썩 도움이 되진 않았다. 이런 조명 세팅 또한 강사님이 시범을 보여주시는 동작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더했다.


4. 그래서 제 결론은요


 그렇게 50분 동안 정신없이 선생님의 지시를 따라가려 애쓰면서 빨간 조명 아래 거친 숨소리를 내뱉다 보면 어느새 클래스가 끝나있었다. 대부분의 클래스를 마치고 나면 기분 좋은 피로감과 성취감이 느껴지는데 비해 배리 부트캠프를 끝내고 나면 뭔가 확실하게 운동을 했다는 느낌보다는 어떤 운동을 얼마큼 한 건지 말 그대로 체감(體感)이 되지 않아 다소 애매한 느낌이었다.


 너무 단점들만 한가득 나열한 것 같아 괜히 미안한(?) 느낌이 들어 덧붙여보자면 쉬는 시간 없이 타이트하게 몰아치는 운동 형식을 선호하거나, 확실하게 유산소와 근력 모두를 50분 안에 채워 넣고 싶은 사람에게는 분명 맞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15개국 이상에 수 백 개 이상의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는 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으리라.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 자체가 체지방 연소, 근력 향상 등 다양한 장점을 고루 갖추고 있는 운동이니 전혀 마다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뉴욕에서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 클래스를 경험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내가 뒤에서 소개할 F45나 Fhitting Room이라는 클래스를 좀 더 권하고 싶다. (이렇게 다음화 예고를...)



<배리 부트캠프 총평>


난이도: 3/5 (많은 동작들이 정신없이 진행되다 보니 실제 난이도는 그렇게 높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장점:

가끔 프로모션으로 무료 클래스 수강권을 제공해 준다

한 클래스에서 유산소와 근력운동을 정확히 반반 나눠서 할 수 있다


단점:

위에서 언급한 여러가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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