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있는 것들은 왜 우울한 색일까
세련된 것들은 유쾌하지 않다.
고급진 것들은 심각하며
유혹적인 것들은 무표정이고
매력적인 것들은 차갑다.
좋아하는 음악은 지루하며
맛있는 음식은 간이 심심하며
내 방 가구는 죄다 블랙이거나 원목이고
내 옷가지는 죄다 무지이다.
성격이 밝은 사람과는 대화가 막히고
조심스럽고 섬세한 사람과 친구하고 싶고
내 무거운 성격을 참을 필요 없이
무심히 받아들일만한 무게를 가진 사람이 좋고
깐깐하고 단조롭고 정적이고 무채색인
내가 멋있다고 느끼는 감성은
왜인지 우울함이라는 감정과 어울린다.
어쩌면 내가 그런 색깔의 사람인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