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곽원일 goldbranch Dec 19. 2020

멋의 취향

멋있는 것들은 왜 우울한 색일까

세련된 것들은 유쾌하지 않다.

고급진 것들은 심각하며

유혹적인 것들은 무표정이고

매력적인 것들은 차갑다.


좋아하는 음악은 지루하며

맛있는 음식은 간이 심심하며

내 방 가구는 죄다 블랙이거나 원목이고

내 옷가지는 죄다 무지이다.


성격이 밝은 사람과는 대화가 막히고

조심스럽고 섬세한 사람과 친구하고 싶고

내 무거운 성격을 참을 필요 없이

무심히 받아들일만한 무게를 가진 사람이 좋고


깐깐하고 단조롭고 정적이고 무채색인

내가 멋있다고 느끼는 감성은

왜인지 우울함이라는 감정과 어울린다.


어쩌면 내가 그런 색깔의 사람인지도.



작가의 이전글 우울증 일기 #13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