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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널리 Jan 16. 2023

#3_스톡홀름

내 발목을 잡는 스톡홀름

아침 일곱 시에 출발하는 비행기에 맞춰 넉넉히 4:15분경 맞춰뒀던 알람에 화들짝 놀라 깼다. 그도 그럴 게 6인 도미토리라 내가 때맞춰 깨지 않으면 다섯 명의 사람들이 의도치 않게 고초(?)를 겪게 된다. 아주 살금살금 움직여 눈곱만 떼고 대강의 짐을 챙겨 내려왔다. 체크이웃은 카드를 리셉셔니스트에게 건네주는 것으로 끝났다.

아를란다 익스프레스 왕복 티켓

새벽길은 어둡고 축축했다. 북유럽의 9월부터 3월까지의 날씨는 축축하다는 표현이 맞다. 아주 가끔 쨍하고 맑은 날씨도 있지만 대개는 부슬부슬 비가 끊임없이 내리는 축. 축. 한 날씨다. 왕복권으로 끊었던 티켓을 들고 Arlanda Express에 몸을 실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총 20분이면 도착하므로) 문자가 하나 도착했다.

미안한데 기체결함으로 니 비행기 취소, 금방 다시 배정해줄게!

하하하하하하, 스톡홀름! 날 놔주기 싫은 마음은 알겠지만 나 감기도 걸리고 거의 10일째 집 나와있어서 좀 피곤해... 뭐, 그러려니 하고 일단은 공항으로 왔다, 그러려니 말고는 다른 방도도 없었고. 그리곤 일사천리, EU에서 EU, 스톡홀름에서 코펜하겐으로 가는 거라 비자 발급이나 이런 게 필요치 않기도 하고 공항도 아늑하니 좋다. 비행기는 취소된 비행기보다 1시간 40분 늦은 비행기로 변경됐다고 안내 문자가 다시 왔다. 음... 시간이 좀 남네... 어제저녁을 가락국수 비슷한(?) 중국식 면으로 양이 좀 작은 걸 먹었더니 배가 고프다. 점심 시간엔 기차에 한창 앉아있을 예정이고 비행기 시간이 늦어진 덕에 비행기에 내려서 기차로 옮겨타야 하는 시간은 가까워졌으므로 음식을 사고 할 겨를이 없을 것 같다. 그럼 간단하게 아침이나 먹고 가자 싶었다.

어제 저녁 먹었던 정체불명 우동 생김새와 달리 꽤 먹을만해서 놀랐던!

샌드위치나 냉장고의 음식은 먹기 싫고 이른 아침이지만 바에 가서 뭔가 주문할 수 있는 음식이 있냐 물었더니 'hot food'를 먹고 싶으냐 질문한다. 그래서 그렇다고 했더니 american breakfast를 추천해 준다. 그래서 좋다고 하고 다른 곳으로 가서 카페 라테와 물 하나를 구입했다.


비몽사몽으로 멍하니 소파에 앉아있으려니(아주 이른 아침이라 북적이지 않는 공간이 주는 느낌을 오롯이 즐기고 있었다) 아침을 가져다준다, 미소가 아주 아름다운 금발 머리의 청년이.

아메리칸 브렉퍼스트

꿀을 살짝 부은 팬케이크와 살짝 구운 버섯, 토마토, 소시지와 베이컨, 그리고 아주 살짝 부드럽지 않은 스크램블드 에그까지. 딱 좋았다. 너무 부드러운 스크램블드보단 이런 어설픈 스크램블드 에그가 난 좋다 아주 천천히 아침 식사를 하고는 어제 하루종일 업로딩이 순탄치 않았던 유튜브 업로드를 마쳤다.

친절은 친절을 전파한다

잠깐잠깐 나오는 기침에 어제 호스텔의 2층 친구에게 받은 목을 화하게 해주는 사탕을 하나 더 먹고(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온 이후로 호스텔 이용법을 제대로 알았다, 사람들과 어떻게 소통하는지에 대해) 잠시 앉아 있었다.

집으로 한발 더 가까워지기

그리고는 홈 스위트 홈을 위한 스톡홀름발 코펜하겐행의 항공편에 탑승했다. 첫 스톡홀름 여행은 기분 좋은 추억을 가득 안고 끝이 났다.


스톡홀름에서의 더 생생한 이야기는 아래의 유튜브로!

https://youtube.com/@humanveings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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