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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널리 Feb 01. 2023

리투아니아 기차역에서의 (나만의) 감동 포인트!

빌니우스에서 다시 카우나스로!

어제 인생 버거를 만나서 흑맥주를 한 잔 하고 친구와 온라인으로 또 한 잔 하고 사다 놓은 맥주를 들고 다닐 수 없어 남은 한 잔을 다 먹고 잤다. 4:30분쯤 잠시 눈이 번쩍 떠졌다가(되레 술 마시면 푹 못 자는 사람) 다시 잠을 청했다. 그리고 눈을 뜨니 8시. 바쁠 것 없는 오늘 일정이라 좀 더 자고 싶었는데(그도 그럴 게 두 번째 호텔은 정말 좋았기 때문).

Courtyard by Marriott Vilnius City Center

여행 와서 뭘 자냐 싶은 마음도 들고 조식이 너무 기대가 돼서 일어나기로 마음먹었다.

조식(구운 연어와 껍질 벗긴 과일들:)

이렇게 먹고 카푸치노도 한 잔 뽑아서 올라왔다. 편안한 숙소에 좀 더 진득이 놀고 싶은 마음도 들어서... BBC를 BGM으로 틀어놓고 만화책을 보다 잠시 잠을 청할까 했는데 쉽지가 않아서 다 포기하고 밖으로:)

리투아니아는 건물이 노후하긴 했지만 그 나름의 멋이 있고 새로 지어진 건물과 이전 건물이 오묘하게 어울려서 그게 또 보는 재미가 있다.

아는 언니 중에 유럽은 그냥 길거리 지나다니면서 건물 보고 길 보고 하는 게 재밌다고 얘기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런 느낌인 걸까.

빌니우스 어딘가

사실 일요일 아침에 여는 미용실이 있다면 머리를 다듬고 싶었는데(덴마크에서는 6.5에서 7.5만 원, 덴마크보단 저렴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에. 나는 짧은 머린데 핑크 택스를 내야 한다는 게 엄청 부당하게 느껴질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찾질 못해서 포기. 내일 아침에나 잘라야겠다.

*Pink Tax

같은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격이 남성용보다 여성용이 비싼 현상. 의류, 미용 도구, 헤어 스타일링 서비스에서 두드러진다는 의견이 많다. NYC 조사 뉴욕시의 조사에 따르면 기능과 품질이 비슷하지만 여성용 제품은 남성용 제품보다 평균 7%가량이 더 비싸다고 한다.

기차역(바로 앞에 버스터미널도 있다)

어제 왔던 Vilnius(빌니우스) 기차역으로 다시:)

기차권 구입 장소

창구는 두 개가 열려 있었는데 왼쪽은 청각에 문제가 있는 분들을 포함, 장애인들을 위한 창구고 오른쪽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위한 창구. 외국인 분이 왼쪽에 사람이 없는 걸 보고 서있다가 창구 안에서 안내하시던 분이 옆 창구로 가시라고 말했다. 그러자 그분은 멋쩍은 듯이 자리를 옮겼고 내 뒤에 있던 분(그분보다 늦게 도착한)이 그분을 자기 앞자리에 자연스레 합류하게 해 줬다. 사실 나보다 빨리 오셨는데 나는 무슨 상황인지 파악하느라 앞에 서란 얘길 못하고 찝찝하게 서있는데 그분이 기차 티켓을 기차 안에 타서도 살 수 있냐고 사람들에게 물어보며 늦었다며 티켓 구입 안 한 채로 가버렸다. 그리고 몇 분 뒤에 창구에서 이어진 문으로 직원 분이 오시더니 리투아니아어로 뭐라 뭐라 말하니 내 뒤에 있던 분들이 우르르 따라갔다. 나는 어차피 카우나스로 가는 12.30 기차(11.38분경)라 계속 기다리면서 혼자 기차 내에서도 티켓 구매가 가능한 건가 짐작만 했다(결론. 모름).

이런 자연스러운 일들의 연결이 소수/약자/어떤 의미로든 기득권이 아닌 사람들을 위해 이루어질 수 있다는데 괜히 또 혼자 감동(?) 받고... 아주 당연하면서 당연하지 않고 당연하게 만들면 좋을 것 같은 일들이 우리 주위엔 늘 존재한다.

여러 목적지로 향하는 기차들

시간이 좀 남아서 기차역 내 많은 의자 중에 사람들이 내리면 ‘와아아아아’ 하고 내리는 정문에 앉아서 사람 구경을 했다. 그 만원 엘리베이터가 내려오는데 나는 그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사람들이 막 쏟아져 나오는 그 느낌(통행방해 없이),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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