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근육

by 주렁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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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소리가 힘들어서 사람 많은 곳은 주저하는 사람이다. 사람들과 소통하기위해 보청기를 끼는데, 그 보청기때문에, 걸러지지 않는 여러 소리가 내게 많은 에너지를 쓰게 한다. 그래서, 밖에 잘 나가지 않는다. 사람들을 만날 때 작업실에 와달라는 소리를 자주 한다. 몇년을 그렇게 지낸 걸까. 양쪽 보청기를 다 낀지는 5년이 넘었으니. 최소 그만큼이겠지. 밖에서 사람을 만나려면 다른 사람들보다 더 고심하고 결정한다는 걸 그들은 잘 모르겠지.



그런데, 올해 나는 식습관을 바꾸고, 운동하면서 몸에 근육이 더 생겼다. 그러면서 마음에도 근육이 붙었나보다. 지난 주 일요일에도 언니들과 시끄러운 태국 식당에 갔고, 월요일에도 시끄러운 애슐리와 까페에 갔다. 어제는 하남 스타필드도 갔다. 시끄러웠냐고? 소리가 힘들었냐고? 당연한 것 아닌가? 그건 내게 기본값이다. 중요한 것은, 만남 이후에 나는 그닥 지치지 않았다. 일요일에는 돌아와 러닝도 했다. 월요일엔 헬스장도 가고 말이다.



견딜 힘이, 내게 생기고 있다. 전에는 무조건 참았다. 버텨야 한다고 생각했다. 버틸 힘이 없는데도 저 밑의 힘까지 끌어모아 그래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힘을 더 모으기 위해 밖으로 나가지 않은 선택이 더 많았다.



‘견딜 힘‘

마냥 버티는 게 아니라, 이제 근육이 붙고 있구나.



보청기를 끼기 전, 전시회를 보러 가거나, 까페에서 시간보내는 걸 좋아했다. 내향형인데도 불구하고 깊이 있는 관계도 좋아하니까, 그런 관계들과 여기저기 많이도 돌아다녔었다. 올해 초까지는 아무런 엄두도 내지 못했는데, 만남의 장소 선택지는 9할이 작업실이었는데 말이다. 누군가 밖에서 보자 할 때, 여전히 소리가 힘들지만, 견딜 힘이 생겼으니 ’그래 좋아‘ 라고 하게 된다. 이것이 내겐 얼마나 큰 변화인지. 스스로에게 얼마나 기쁨인지. 겪어보지 않으면 모르리라.



문득, 월요일에 본 야경이 생각난다. 그렇게 밤하늘을 바라본 게 언제였을까. 달빛에 감상에 젖은 건 또 언제였을까 시끌거리고 빛 번짐으로 충분히 에너지를 많이 쓰는 상황에서의 나눔은 언제였을까.



그런데 ,버틸 수 있었다.

단단해지고 있다.



누구의 도움이 아닌,

내 힘으로 말이다.



근육들로 인해

변할 내 삶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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