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창업일기 #5
오늘 3시에 첫 고객과의 미팅이 예정되어 있다. 파티룸을 하고 싶어 하는 고객을 위해 근방 공실 상가 10개를 세팅하기 위해 일일이 다 둘러보고 왔다. 매물을 찾아내기도 해야 했지만 한 번 다녀본 곳은 다시 가기 쉬우니 고객 접객을 위한 리허설로도 충분하다.
최근 도움을 많이 받고 있는 유튜브 채널이 있다. 그의 제1 철학이 무엇보다 매물이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나도 최근에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무엇보다 진짜 내 매물인지 허수인지 구분해야 한다는 걸 피부로 느꼈다. 공실이라고 해도 그 매물주의 연락처와 조건을 알지 못하는 상태라면 진정한 의미의 내 물건이라고 할 수 없다. 이 매물을 확보하기 위해서 정말 다양한 아이디어가 있다고 하지만 나는 도저히 모르겠다.
우선 간단하게 매물주를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은 건축물대장이나 등기부 등본을 열람하는 것이다. 이 두 서류를 통해 매물주의 이름과 거주지 주소를 알 수 있다. 가까운 곳이라면 찾아가 보는 게 최고지만 그게 아니라면 DM을 보내야 한다. DM을 보내면 최소 일주일은 잡아야 하는데, 적극성도 떨어지고 만일 매물주가 이사를 갔다면 더 이상 찾을 방법이 없다는 단점이 있다.
두 번째는 분양사무실을 찾는 방법이다. 사실 분양 사무실만 찾을 수 있다면 이보다 좋은 방법은 없다. 분양 사무실에서는 공실 관리가 최우선이기 때문에 공실을 채울 수 있다면 정보를 주지 않을 이유가 없다. 개인 정보법에 걸리지 않게 분양사를 통해 고객에게 간접적으로 연락을 취할 수 있다.
마지막으론 관리 사무실을 통해서다. 분양사무실이 철수를 했다면 더 이상 정보를 얻을 수 없다.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은 관리 사무실을 떠올릴 수밖에 없지만 사실 관리 사무실에서는 임대인 정보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적다. 임차인이라면 모를까.
어찌되었든 왕도는 부지런히 발품 팔아 매물 확보 전단지를 붙이고 고객에게서 직접 전화가 올 수 있게 부지런히 움직이는 것 밖에 없다. 그래서 나는 오전 시간 4시간을 물건 확보를 위해 돌아다닌다. 하루에 4시간씩 전단 아르바이트를 해도 꽤 돈이 되지 않을까 ㅎㅎㅎ
어릴 때는 부끄럽고 무서워서 전단지 돌리는 알바는 하지 못했는데 내 일이 되니까 뭐든 하게 된다. 더 열심히 하게 된다. 무엇보다 헤드폰과 함께 라면 사람의 인기척이 거의 들리지 않기 때문에 좀 더 용감해진다. 이제 슬슬 날이 따뜻해지니 이어폰을 준비해야겠지? 벌써부터 헤드폰에 의해 귀에 땀이 차기 시작했다. 갑자기 에어팟 프로가 사고 싶어진다. 그래도 장기적으로 보자면 헤드폰이 귀 건강에 좋을 것 같긴 한데.
돈을 많이 벌고 싶은 이유는 다양하지만 지금 나의 가장 큰 이유는 가성비 제품이 아니라 좋은 제품을 사고 싶은 마음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평생을 가성비 제품, 대체품만 써왔다. 나도 내가 가지고 싶은 바로 '그것'을 사고 싶다.
열심히 하자. 오늘 미팅 계약까지 성사 시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