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모른다 하면서
온갖 사람들을 주무르고
제발 용서해 달라면서
간교한 수작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냥 두었다면 나라를 엎어 먹을
세상 위험하고 아주 잘난
백여 년 전 옆 나라 궁궐의 그녀도
황제를 앞세워 권력을 비단 주머니처럼 움켜쥐고
제국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았다.
대국을 기울게 한 건
칼끝이 아니라 손끝의 미소
그녀들의 권력에는 무게가 없었지만
위태롭기는 충분한
그 손가락 끝에 평화가 있었던가
그 말 끝에 사랑이 있었던가
그림자의 주인이 품는 욕망의 끝은 대체 어디인가
그 정도면 충분하지 않은가
적당한 곳에서 그만할 수는 없는가
어차피 영원할 수도 없지 않은가
우리는 모두 결국은 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