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 나는 너의 죽음을 목도하고 있다.
목구멍 깊숙이 손가락을 집어넣어 짓이겨 보아도 결국 신물조차 나오지 않는 것처럼
너는 마지막 계절을 짓이기고 있다.
때로는 생은 그 자체로 죽음이라 가끔 내가 어느 곳에 서있는 것인지 혼돈스럽다.
그래, 차라리 죽음이 낫겠다.
나는 그 시간의 흐름조차 느끼지 못하게 서서히 짓이겨지고 있다.
날개를 떼어내고 수족을 비틀어 그 신음조차 내지 못하게 틀어박혀 내가 내는 것이 나의 소린지 혹은 그 어느 곳에도 존재하지 않는지조차 인지하지 못한다.
나는 너의 죽음에 투영하여 나를 목도하고 있다.
삶이란 무엇이기에 나를 존재하게 하는가.
그 원초적 의문을 던지며 그 위에 투신한다.
그 바닥조차 보이지 않아 온전히 느끼며 으스러진다.
너는 그런 나를 비웃듯 유연하게 흩날린다.
너의 계절은 죽음과 가까워 그 무엇도 잃지 못한 채 비척거린다.
그 끝에 선 것이 너이기를, 너이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