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의 주인은 누구일까?
아들의 상견례를 마치고 시아버님께 전화를 드렸다.
"아버님 저희들 상견례 잘 다녀왔어요."
"그쪽 부모님들은 좋아 보이더냐?"
"네, 아주 좋은 분들이신 것 같아요."
"얘기는 많이 나눴냐?"
"예, 서로 일찍 도착했고, 분위기도 좋아서 세 시간 넘게 얘기 나눴어요.
"그런데 애미야, 그쪽 집안 성이 뭐냐?"
"그게..."
"아범 바꿔 봐라"
남편도 고개를 젓는다.
"아버님 저희가 성과 본관을 아직 물어보지 못했어요. 죄송해요. 다시 알아봐서 알려드릴게요."
"알겠다. 알아보고 전화해라."
상견례 자리는 생각보다 딱딱하지 않았고 오히려 재미있고 유쾌했다. 부모들의 건강과 취미에 관한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는데 서로의 소박한 삶이 맞닿아 있는 느낌이 들었다. 아들의 짝꿍을 만났을 때도 기뻤지만 부모님과 함께 만나니 더욱 친근하고 다정하게 느껴진다.
많은 시간 대화가 오갔지만
양쪽 부모가 아이들의 결정에 따르자고 하는 것 외에 결혼에 관해서는 의견을 나눈 것이 없다.
바로 그 점이 참 좋았다.
결혼식의 혼주는 신랑 신부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양가 부모는 그들의 출발을 지켜봐 주는 것으로 충분하다.
덧붙이기
상견례 후에 친구들이 하는 질문 중의 하나.
"집은 어떻게 장만하니?"
아이들은 거의 대부분 대출을 받아 작은 전셋집을 마련할 수 있다고 했다.
부모들의 도움이 없으니 아파트는 어려울 것이다.
아이가 생기면 청약 조건이 더 좋아질 수 있다고 한다.
부모들이 나서서 아이들 집을 대신 사주느라 서둘지만 않는다면
대한민국의 주거권은 미래가 밝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