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나의 현재에 순간에
집중하는 것을 선호하는 나는
휴대폰 사용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요즘은 특별히 전화가 고맙다.
4차 항암 치료를 받으러
형님과 병원에 다녀오신 어머니께 전화한다.
(겨울방학 이후로는 방학을 맞아 교직에 계신 형님이 아버지를 모시고 병원에 다니신다.)
어머니 병원 잘 다녀오셨어요?
아이고, 아버지가 기운이 없으시다.
항암 치료를 미루고 왔어.
3주 간격으로 받아야 하는 일정인데
일주일 뒤로 항암 치료를 미루셨다는 말에 걱정이 앞선다.
어머니, 아버지 식사는 잘하세요?
요즘 비틀비틀 잘 걷지도 못하시고
못 드셔.
지난 3차 항암 전날 여느 때처럼 우리집에서 주무셨다. 그날 아버지는 전보다 힘들다고는 하셨지만 식사를 잘하셨는데 3차 이후 많이 힘드셨나 보다.
3차 항암치료 때 아버지, 어머니랑 함께 가기로 한 병원을 가지 못했다. 그리고 항암 이후 원래 우리집에서 식사하시는데 그렇게 하지도 못했다. 하필 항암 당일 새벽 1시부터 독감으로 아들은 39도를 넘고 나 역시 으슬거려서(나 역시 독감 판정) 우리집이 더 위험하고 증상 있는 사람과의 접촉도 하지 않는 편이 나았던지라 남편이 병원에 모셔다 드리고 처음으로 두 분이서 치료를 받고 그냥 집으로 내려가셨다. 얼굴 뵙지도 못하고 가셔서 마음이 쓰였다. 그런데 컨디션이 안 좋으시다니 그날 너무 피곤하셨던 걸까. PICC. 팔에 설치된 정맥관을 빼서 혹시 약제가 안 들어간 걸까. 아들이 열이 오르던 날 우리집에 계셨는데 독감 바이러스가 지나간걸까. 오만가지 생각이 떠돈다.
그래도 다행히 3차 항암 3주 후 이루어진 검사에서도 좋은 결과를 들을 수 있었다.
아버지의 체력이 중요하다.
아버지께서 잘 드시던 간장 양념의 소고기가 생각난다. 지방에 계시는 시부모님. 음식을 잘 해 드실지 걱정이다.
전화를 끊고는 좌불안석.
문득 아버지와 같은 병을 앓다 완쾌한 허지웅 작가가 투병중 배달앱으로 한식을 주문하던 일이 떠오른다. 집주소를 시부모님 댁으로 설정하고 배달앱으로 한식집을 검색한다.
너무 빠르고 편하게 주문까지 완료.
어머니!
집으로 불고기랑 떡갈비 보냈어요.
아니 거기서 여기로?
얘는 거기에서 여기가 어디라고
음식을 보내냐.
이 동네에도 음식점 많은데.
얘는 거기서 여기로 보내면 한참일 텐데.
아이고 왜 시키지 않은 걸 하니
두 시간이 넘는 거리의 음식점에서 배달을 시킨 줄 아신다.
아니요.
여기 말고
거기에 있는 음식점에서 시켰어요
거기서 그게 되니?
신기해하신다.
기분이 좋아진다.
네, 인터넷으로 했어요.
개선장군처럼 우쭐하여 말한다.
잠시 후 걸려온 전화
엄청 큰돈을 쓴 거 같더라.
아주 고기가 실해.
거기가 어딘지 알려주면
내가 가서 사 먹으마.
아버지께서 식사를 잘하셨다는 말씀에 마음이 흐뭇하다.
어머니 걸어서 가지 못하는 곳이세요.
제가 여기 잘 기억해 둘게요.
또 시켜 드릴게요.
같은 메뉴만 먹으면 질리니까
앞으로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
이것저것 시켜볼게요.
어머니 많이 힘드시죠?
아버지도 그렇지만
어머니도 많이 드셔야 해요.
어머니가 맛있는지만 알려주세요.
그런 소리 말라시지만 무척 기뻐하심이 느껴진다.
평생 외식이라고는 모르시는 어머니.
여든이 넘으신 어머니가 항암 치료받는 아버지를 지키시느라 고생하고 계심을 안다.
어머니보다 나는 40살 어리지만
나는 십 년 전 간병을 해보아
이 분야에서는 내가 무려.. 선배다.
어머니의 전화를 끊고 아프신 아버지를 당장 뵙지 못해 마음이 불편했는데
클릭 한 번으로
집까지 배달해 주신 고마운 음식을
맛있게 드셨다는 말씀에
이제야 마음이 조금은 마음이 누그러진다.
배달앱이 효자다.
* 무엇보다 제가 가지 못한 그곳까지
배달해 주신 분께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임파선암 = 림프종 (혈액암의 일종임) 3차 항암까지의 일정
* 항암치료는 3주에 한 번씩 이루어지나 중심정맥관을 소독하려면 매주 방문해야 한다.
* 3차 항암이 끝나면 CT와 FDG 검사가 있다.
2주간 입원하셔 조직검사 피검사 MRI CT등 검사.
검사 후 의사 면담. 입원한 그대로 항암 바로 시작.
첫 번째 항암 치료 : 중심정맥관 설치 후 입원하여 실시 -> 2일간 병원에 머물며 경과 살핌 (항암 다음날은 면역 주사)
일주일 후 외래 진료 : 수치 확인 -> 다행히 모든 수치가 좋음 & PICC 소독
일주일 후 : PICC 소독
두 번째 항암 치료 (첫 번째 항암 3주 후 실시 )
: 진료 2시간 전 채혈 -> 진료 -> PICC소독 ㅡ> 항암주사 (주사 투약 시간 1시간 30분 소요)
(항암 다음날은 면역주사)
: 불편하시어 의사에게 요청하여 PICC 뺌(모래주머니로 피가 나오지 않도록 30분 이상 찜질 필요)
세 번째 항암 치료(두 번째 항암 3주 후 실시)
: 진료 2시간 전 채혈 -> 진료 -> 항암주사 (주사 투약 시간 1시간 30분 소요)
(항암 다음날은 면역주사)
: 처음으로 정맥관이 아닌 주사로 항암 실시
* 항암 3차가 끝나고 3주 후면 암세포가 얼마나 잘 없어졌는지 양전자방출 단층 촬영과 CT를 통해 확인한다.
네 번째 항암 치료(세 번째 항암 3주 후 실시하여야 하나 많은 검사로 피로해하시고 컨디션이 좋지 않아 항암 치료를 1주일 뒤로 미루심)
: 3차 항암 치료 3주후의 검사 : FDG 양전자방출 단층 촬영(머리끝-허벅지) : 검사 결과 좋음
: CT 흉부(3d), 복부, 골반 : 검사 결과 좋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