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우중 Dec 16. 2018

겨울과 죽음

  날이 추워지니 죽음이 늘었다. 겨울이 시작되자마자, 부고를 알리는 이메일이 늘었다. 주로 60대 이상의 노인들이다. 감기가 폐렴이나 패혈증으로 도져 갑자기 돌아가신다. 불과 한 달 전에 결혼식에서 뵈었던 이의 부고를 들었다. 전화하여 물으니 앓던 감기가 쉬이 낫질 않더니 그렇게 되었다고. 이번 주에 갔던 장례식에서는 감기가 폐렴으로 발전하더니 돌아가셨단다. 


  추워져서 사람들이 죽는다는 것은, 겨울이 되니 낙엽이 지고 얼음이 얼며, 동물들이 겨울잠에 빠지는 것처럼 들렸다. 한낱 나뭇가지와 동물이 사람과 같겠냐마는, 계절의 변화와 사람의 삶은 옅게 이어져 있었다.


  하지만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근무하던 故김용균 씨의 죽음은, 계절과는 무관한 것이었다. 그가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몸이 여러 동강 나서 죽은 것보다, 죽은 지 5시간이 지난 아침이 되어서야 경비원에 의해 발견되었다는 것이 더 슬프고 분했다. 생때같은 젊은이의 죽음이었고, 아무도 돌보지 못한 죽음이었다. 


  죽음은 계절이 가듯 자연스럽게 와야지, 이처럼 고통스럽고 외롭게 와서는 안된다. 그렇게 죽게 두어서는 안 됐다. 그의 젊음이 참 안됐다.

매거진의 이전글 혁신의 끝을 잡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