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보물들 2

용용이와 콩콩이

by 은하

첫째 아이 용용이는 2kg으로 태어났으나, 태어나고 나서 수분 손실로 인해 몸무게가 줄어 바로 신생아중환자실 인큐베이터에 들어갔다. 면회시간이 정해져 있어 얼굴을 잘 보지 못했다. 둘째 아이 콩콩이는 몸무게가 조금 더 나가 2.6kg이었다. 우량아 한 명 정도의 몸무게를 나누어서 태어났으니 무게가 적을 수밖에 없었다. 예정일 보다 한 달이나 일찍 나왔지만 몸무게가 적은 것 외에는 다른 문제는 없다고 해서 조금 안심이었다. 다른 신생아들도 작았지만 우리 아이들은 너무나 작고 연약해 보였다.


내가 조금 회복이 되고 나서 수유를 시도해 보기 위해 콩콩이를 데리고 왔다. 처음 안아보는 아이가 너무 작아 부러지진 않을까, 내가 떨어뜨리진 않을까 조심 또 조심을 했다. 초음파로만 보다가 실제 얼굴을 보게 되는구나. 콩콩이의 얼굴을 정면에서 딱 보는 순간 나의 아기 때 사진이 떠올랐다. 드라마에서 출산하고 아이가 바뀌는 사고가 등장하는데 우리 집은 그럴 수 없었다. 용용이는 너무나 시아버님과 남편이 합쳐진 얼굴이었고, 콩콩이는 우리 아버지와 내가 합쳐진 얼굴이었다. 씨 도둑질은 못한다는 말이 떠올랐고 유전자의 무서움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정말 노래 가사처럼 우리는 나 닮은 아이 하나 너 닮은 아이 하나를 낳게 되었다. 사실 결혼 전에도 결혼 후에도 아이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친하게 지내기 어려운 존재였고 시끄럽고 키운다면 상당히 힘들 것 같았다. 그래서 아이의 성별은 상관없이 한 명만 낳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삼신할머니가 나에게 점지해 준 아이는 둘이었나 보다. 그래서 내가 딴생각 못하게 이렇게 한꺼번에 보내준 것인가 싶었다.


이제 병원에서 퇴원하려는데 그때 콩콩이가 황달 증세가 보여서 콩콩이도 인큐베이터에 들어갔다. 일주일 정도를 치료해야 한다고 했다. 결국 조리원에는 나 혼자 가야 했다. 조리원에 들어가서 처음 저녁 식사 시간이었다. 스무 명 정도의 산모들이 식당에 앉아서 밥을 먹고 있었다. 나도 식당 중간에 앉아서 밥을 먹었다. 밥은 맛있었고 간도 적당했고 정말 내 취향이었다. 그리고 난 울기 시작했다. 사연이 많은 사람처럼 고개를 숙이고 펑펑 울었다.


난 아이들도 없는데 여기에 왜 온 것인가? 산후조리를 받을 자격이 있는 것인가? 아이들이 지금 같이 있을 수 없는 건 뱃속에 있을 때 태교를 잘 못한 내 잘못인가? 나의 아이들은 모유를 줄 엄마도 없이 분유를 잘 먹고 있는지도 모르는 상황에 나는 밥을 먹을 수 있는 것인가? 이러고도 정말 엄마라 할 수 있는가? 날 향한 온갖 비난을 쏟아내고 있었다. 미역국에는 내 눈물이 계속 떨어지고 있었다. 그때 옆에 있던 산모가 날 다독여주었다. 진정이 좀 되고 나니 식당에는 나와 그 산모뿐이었다. 그 산모는 나보다 나이가 더 있어 보였다. 그리고 이번에 세 번째 아이라고 했다. 그리고 내가 아이 없이 조리원에 온 걸 알고는 지금까지 일어난 일은 내 탓이 아니라고 했다. 그리고는 이제부터 엄마가 건강해야 아이들을 잘 돌볼 수 있다고 많이 먹고 잘 회복하라고 했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힘내고 있으니 엄마도 아이들을 믿고 힘내야 한다고. 그 말에 정신이 들었고 밥을 먹었다. 내가 씩씩해져야 한다. 이제 울지 말아야지. 내가 돌보아야 할 아이가 둘씩이나 있으니.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