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속 나의 글이니 내 맘대로 나의 외모에 대해 주관적으로 언급하겠다.
나는 제법 착하고 귀엽게 생긴 편이다. 그래서인지 유독 겉모습만 보고 다가오는 남자들이 많았다. 사무실에서 민원인에게 음료수랑 핸드폰 번호가 적힌 쪽지를 받기도 했고, 명함도 몇 번 받아보았다. 직장 동료가 사내 메신저로 추파를 던지기도 했다.
다 내가 어리숙하고 귀여워 보이고, 그들 뜻을 순순히 따라 줄 것 같이 순진하고 착하게 보였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도 남이 나 좋다는데, 그 마음을 받기만 할 때는 기분이 썩 좋았다. 직업도 좋고 외모, 키 모두 훤칠하고 괜찮은 사람들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정작 나도 상대가 맘에 들 때는 문제가 됐다. 슬펐다. 설렘보다는 불편한 감정이 자라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내가 노리고 의도한 것은 절대 아니지만, 내가 그들을 속이고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기 때문이다(아, 친구들이 이런 생각 절대 하지 말라고 했는데...). 그들 마음에 든 나는 그들의 상상 속의 인물이다.
겉으로는 평범한 척하지만 나는 화장과 콘택트렌즈 그리고 가발 뒤에 숨어 있었다.
맘에 드는 여자가 혹시 가발을 쓰는 걸까? 하고 고민해 본 사람이 몇 명이나 있겠는가?
일반적으로 화장과 콘택트렌즈 정도는 외출할 때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고, 대게 ‘그 정도는 일상이다’라고 생각한다. 물론 모든 여자가 그래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고 싶으면 그러는 것이고 아님 말고. 본인들의 자유다.
하지만 거기에 덧붙여서 가발을 쓴다는 것과 보기보다 성격이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이 겉으로 보이지 않는 숨겨진 나의 비밀. 겉만 봐서는 절대 모르겠지.
'푸른 바다의 전설'이라는 드라마가 있다. 방영된 지는 이미 8~9년 되었는데, 얼마 전 주말 넷플릭스로 정주행을 했다. 왕창 몰아본 터라 '해피엔딩이네 재밌었다' 정도의 기억뿐이지만, 아직까지도 희미하게나마 머릿속에 남는 대사가 있다.
'인간들은 자신들과 다르면 무서워해 / 싫어해' 대충 이런 느낌의 대사였다. 여자 주인공은 자신이 보통의 인간이 아니란 사실 즉, 인어라는 사실을 들키지 않으려 안간힘을 쓴다. 인간은 자신들과 다르면 불편해하니까.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을 떠날까봐 두려우니까. 그 장면을 보면서 괜스레 눈물이 났다. 나도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들키지 않고 싶어서 안간힘을 쓰기도 했었고 섣부른 아웃팅에 상처도 많이 받았었기 때문이다.
이제부터 나의 쓰라린(?) 연애에 대해서 몇 가지 풀어볼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