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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사랑해

듣고 싶은 말

by 굥이

"엄마, 뭐 해."


작은 아이의 전화다.

퇴근할 때 간간이 목소리를 들려주는데

오늘은 바로 전화를 받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전화 기다리고 있었지"

"그랬어. ㅎㅎㅎㅎㅎ"


그러면서 시작되는 우리들의 수다

아이는 아이의 하루를

엄마는 엄마의 하루를

그야말로 수화기 너머로 날려 보내고 있었기에

가끔은 그 사랑의 화살에

가슴이 따뜻해지기도 하고

때로는 슬퍼지기도 하고 가끔은 대신 화를 내주며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는데


나는 잘 몰랐다.

사위와 같이 밥을 먹기 전까지는

.

.

오랜만에 착한 사위와 같이 밥을 먹던 날

사위는 딸이 기특하다는 듯

살림꾼이 다 되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어머니, ㅇㅇ가 너무 기특해요.

저희 어머니가 가방 사라고 돈을 보내주셨는데

가방을 사지 않고 살림통장에 돈을 넣더라구요."


"그래, 우리 ㅇㅇ가 살림꾼이 다 됐네."


그런데, 딸은 나의 눈을 보지 못하고

힘없이 밥만 입에 욱여넣고 있었다.


엄마한테 비밀이 없던 아이였는데,

말할 필요가 없어서 하지 않았던 것일까.

아니면 잊었었던 것일까.

.

.

꽤나 큰 금액을 시어머님께 선물로 받은 나의 딸,

자랑을 할 만도 하건만


그렇게 큰 금액을 선 듯 선물로 줄 수 없는 엄마의

현재를 잘 아는 탓일까,

그런 금액을 마련할 수 없는 엄마가 들으면 분명히

가슴 아파할 것을 미리 간파한 탓일까,

딸은 많은 이야기 중에 유독 돈 이야기만 뺐던 것이다.


그런 이야기를 골라내야만 했을 나의 딸의

마음을 헤아리면서,

그 마음은 오죽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엄마 눈은 보지도 못하고

밥만 먹고 있던 딸을 생각을 하니

미안함을 넘어 자책감이 들면서

나의 현재가 너무 후회스러워졌다.


나도 돈에 조금만 더 민감했었더라면

나도.... 나도...

.

.

하지만 이런 나의 마음에 또 가슴 아파할

딸의 마음을 생각하면서

마음을 다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

딸이 나에게 바라는 점을

나도 이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딸의 마음을 생각하면서

하루하루를 오늘처럼 충실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그것이 착한 나의 딸이 나에게 바라는 점일

것이라 생각하며


지금처럼 글로

엄마의 일상을 엄마의 마음을 엄마의 커나감을

표현해야겠다.

.

.

그리고

사랑하는 엄마 딸

딸이 전화를 끊을 때 마다 들려주는

"엄마, 사랑해."라는 말이

얼마나 듣고 싶은 말인지, 얼마나 귀한 말인지,

이 글을 통해서 알려주고 싶은데


느껴지는지 모르겠구나.


"엄마도 사랑한다. 아주 많이~"


by 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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